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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할수록 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부드럽고 고른 살얼음, 팥 농도, 팥과 얼음의 비율, 그리고 쫄깃한 떡까지 완벽하게 만드는 동빙고는 힘든 걸 잘해낸다. 그걸 일찍이 눈치 챈 사람들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는 게 이곳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러나 기다릴수록 짜릿한 법, 쨍쨍한 햇볕 아래 기다리는 낙도 있다. 빙수를 포장해 옆에 위치한 용산가족공원에서 먹는 방법도 있다.
오설록은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국산 차를 선보이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다른 카페의 녹차 디저트와는 달리 오설록에서는 세작 녹차로 디저트를 만든다. 얼린 우유로 만든 빙수, 밤을 갈아 넣은 팥, 그리고 고급 녹차 가루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재료에 대한 세심함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녹차 빙수에 대해서는 보통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오설록에서는 풀 향기가 나는 향긋한 녹차 빙수를 맛볼 수 있다.
담꽃의 팥빙수에는 밤과 미숫가루 등의 다양한 전통재료가 들어가는데, 늘 국산만 고집한다. 한의학 방식을 따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린 대추를 넣어 빙수의 차가운 기운을 중화시킨다. ‘담장 옆에 국화꽃’이라는 긴 이름을 줄여 ‘담꽃’이라 부르는 이곳은 떡 카페다. 매일 아침마다 빚는 맛있고 감각이 뛰어난 떡이 일품이며 빙수 안에 들어가는 인절미 또한 뽀송뽀송하며 씹는 맛이 좋다.
달콤한 재료가 있다면 분명 그걸 활용해 만든 빙수 메뉴도 있을 것이다. 높게 쌓은 빙수에 고소한 아몬드와 피칸, 수제 캐러멜 아이스 크림, 그리고 아몬드 캐러멜까지 곁들인 후 이 집 주인만의 캐러멜 소스로 마무리하는 마망갸또가 바로 그것이다. 전하무적의 캐러멜 빙수 맛이다. 견과류 맛과 고소한 맛이 강하다. 단걸 좋아하면 주문 시 함께 나오는 추가 캐러멜 소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감’을 넣어 위트 있는 이름을 지은 코코브루니의 감빙수. 이 특별한 과일빙수를 우리가 ‘감’히 먹는다. 얼리고 말린 감을 듬뿍 넣어 살얼음과 우유, 그리고 초콜릿과 민트로 장식했다. 가을에 제철인 감은 수확해 얼렸다가 겨울과 여름에 먹으면 별미다. 시원한 아이스 홍시와 곶감으로 무장한 든든하고 상쾌한 맛의 소유자. 아이와 어른의입맛을 모두 사로잡은 빙수다.
한 번쯤은 어떤 분류도 초월하는 빙수를 맞이할 때가 있다. 카페 이미의 크리미 오렌지 빙수가 그렇다. 직접 만든 생 오렌지 주스를 빙수에 붓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크림을 얹은 뒤 오렌지 조각을 콕콕 박았다. 추억의 오렌지 아이스크림 맛이 나기도 한다. 오렌지 주스를 그대로 빙수로 만들어 아침식사를 대신할 수도 있는 유일한 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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