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eye: 뉴욕특별시, 퀸즈구, 플러싱동

맨해튼에서 7트레인을 타고 종점까지 달리면 뉴욕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 플러싱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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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퀸즈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한 지인이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들 중에 한 번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보지 않은 이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집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에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 있는데 그게 말이 되냐고 묻자 ‘플러싱은 지리상 뉴욕이지만 어쩌면 한국에 더 가까운 곳’이라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단다. 플러싱에 가본 사람은 어렴풋이 그 말을 이해할 법도 하다. 그곳에서는 뉴욕의 상징인 노란 택시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당신의 상상 속 금발의 뉴요커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플러싱의 모습을 포착한 작가 김태동의 사진에서처럼 태극기가 걸린 태권도 학원과, 70년대 스타일의 서울식 간판을 내건 미용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소를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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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 김태동은 서울의 변두리 구역인 연신내에서 자랐다. 1985년 지하철 3호선이 처음 개통했을 때 그는 8살이었고 친구들과 함께 연신내역에서 양재역을 왕복하는 ‘놀이’를 하곤 했다. 조용한 거주 지역에서 자란 작가에게 대도시에서 변두리로 이어지는 경계 지점은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 시절부터 도시와 ‘우리 동네’를 오가며 거주 지역과 도시, 변두리와 시내, 외곽과 중심 지역의경계를 감각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런 그가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도시에서 평범한 변두리로 이어지는 경계이자, 미국식 시스템과 한인들의 생활방식이 맞닿은 지점이기도 한 플러싱 지역을 흥미롭게 느낀 건 필연적이다. 플러싱은 그에게 불완전하면서도 아름답고, 낯설면서도 익숙한 피사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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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표현에 따라, ‘한국 같지만 한국이 아니고, 뉴욕이지만 우리가 서울에 앉아서 떠올리는 뉴욕의 모습도 아닌 도시’ 플러싱의 모습을 담은 작품에 그는 오히려 <Symmetrical(대칭적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좌우가 똑같아 보이는 데칼코마니가 실제로는 완벽하게 합을 이루지 않듯, ‘도시’와 ‘한국’ 두 지점을 지향하는 이 동네가 사실은 어느 것과도 완전하게 대칭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 김태동은 이 묘한 경계를 건드리지 않은 채, 조용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이 동네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그의 사진은 어느 곳에서보다 섬세하게 플러싱의 얼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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