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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애니메이션 특별전: 스케치에서 스크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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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3을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 ‘포’와 사부 ‘시푸’의 일명 ‘덤플링신’을 기억할 것이다. 계속해서 사부에게 만두를 뺏긴 주인공 팬더는 마지막 남은 한 알을 위해 그간 연마했던 모든 기술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총동원한다. 결국 먹을 것을 놓고 시작된 대련에서 주인공이 진정한 ‘쿵푸’팬더로 거듭나는 이 특별한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된 영화의 하이라이트. 드림웍스의 스토리아티스트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어떻게 하면 독창적인 훈련장면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탄생한 명장면이다.

다른 영화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쿵푸팬더’만을 위한 훈련 신을 위해 이들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비단 이 ‘만두훈련’ 신뿐만이 아니다. ‘마다가스카’의 주인공 사자 ‘알렉스’의 꼬리가 절대 바닥에 닿지 않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괴물’로 태어난 슈렉이 너무나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지닌 것도 모두 수많은 아티스트의 상상력과 협업이 빚어낸 구체적인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만화의 주인공이 아닌 이를 창조해내는 아티스트의 노력과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캐릭터’, ‘스토리’, ‘월드’로 나뉘는 세 구역은 각각 작품 속 캐릭터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2시간에 육박하는 영화의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관객이 이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를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데에는 어떤 기술이 동원되는지를 총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캐릭터의 미묘한 표정을 직접 조절해볼 수 있는 체험 소프트웨어 ‘페이스 포저(Face Poser)’와, 망망대해의 파도와 조명을 직접 디자인해볼 수 있는 ‘디지털 체험존’도 마련되어 있다. 머리가 내 허리에 채 미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줄 서 있기가 민망해도 좀 더 버티기를 권하고 싶다. 뒤에서 기다리는 아이를 모른 척하고 싶을 만큼 어른에게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특히 각 존마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은 이들이 2시간짜리 ‘상상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본인의 역할에 열정적인지를 보여준다. 그들의 긍정적인 집착과 영화에 대한 집중력은 애니메이션과 관계없는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자극을 준다. 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그려서 만들어내는 가상의 존재에 더욱 몰입하기 위해 현실에서 직접 연기를 펼치며 등장인물의 제스처를 파악한다. 한 장면에서 얼룩말 캐릭터 ‘마티’의 뼈가 부러질까 걱정하는 팀원에게 ‘이건 실제가 아니야!’라고 환기시켜주어야 했다는 일화에서 그 몰입도를 짐작할 수 있다. 혹시 아이가 ‘구석구석 해체된 과정을 보고 동심을 잃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상보다 더 흥미로운 현실을 알고 난 아이에게 ‘존경심’마저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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