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평양행 비행기에 오른 독일 작가는 “Korea–Korea” 프로젝트의 사진을 찍기 위해 5년간 비자를 기다렸고, 이어 2012년에는 서울을 방문했다니 그의 발언은 그만큼 믿음직하고, 진솔해 보인다. 출생과 동시에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고, 나라가 통일됐을 때는 30대 후반이었던 라이스트너. 그가 남한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두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동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놓듯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평양은 배고프고 억압받는 도시, 그리고 서울은 잘 먹고 잘사는, 자유로운 곳. 한국에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외국인들이 남한과 북한을 그릴 때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다. 평양에 가보지 못한 서울 사람들 또한 대부분 근거 없이, 비슷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건축가이자, 사진작가인 디터 라이스트너(Dieter Leistner)는 이 모든 게 진부한 편견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