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류의 인터넷 카페에서 추방당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상한 제한을 받아들인 여자들도 있었고, 그들은 여지의 사진 작업인 ‘Beauty Recovery Room’의 모델이 되었다. 때는 2004–2006년쯤이었고, 지금만큼 성형에 대한 시선이 관대하지 않을 때였다. 섭외와 사진 촬영은 모두 2년이 넘게 걸렸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는 서울, 또는 한국 사람들이 바라보는 미에 대한 가치관과 애착을 사진으로 담는다. 브루클린의 한 벼룩시장에서 살색 레오타드(몸이 드러나는 체조복의 일종)와 스타킹만 걸치고, 시장을 찾아온 행인들이 그녀의 몸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성형 상담을 받는 환자를 가장한 퍼포먼스를 한 적도 있다(턱이 줄어들면 좋겠다고 선을 그은 사람도 있고, 용기 있는 행위라며 그림 대신 포옹을 해준 여성도 있었다).
그녀는 고등학생 시절 강남에서 자라면서 ‘누가 봐도 예쁜 여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으며 꿈은 곧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당시 수술 후 마법처럼 달라질 기대에만 부풀었지, 회복을 기다리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성형이라는 표면 아래의 이면을 드러내기 위해 프로젝트에 응해줄 모델을 찾았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늘 바뀐다. 작가 여지는 요즘은 모든 사람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한다.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사진 속에 담아내는 작가는 작업을 해소의 공간으로 사용한다. “그게 다 아닐 수도 있어.” 이것은 곧 작업을 바라보는 이들이 얻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자, 작가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받는 ‘셀프 힐링’이다. 다음 프로젝트에도 ‘서울’과 ‘캐스팅’이 또다시 작업의 소재가 된다니, 작가의 작업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마땅한 사람(들)을 찾으려면 적어도 일년은 기다려야 할 테니까.
서울을 포착한 작가 더 보기
붕 뜬 머리에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는 여자는 서울 사람일까, 평양 사람일까? 해답은 디터 라이스트너(Dieter Leistner)가 찍은 사진 속에 있다.
정연두의 사진 속 인물들은 비교적 편안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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