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스마트폰처럼 애지중지했던 80년대. 핸드폰으로 TV를 챙겨 보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시절이지만 “전국노래자랑”은 X세대가 태어나기 전부터 경기도 오산의 슈퍼우먼, 노래하는 충남의 할머니 등 연령과 국적 불문의 독특한 재주꾼들을 조명해왔다. TV에 비춰지는 순간 연예인으로 급부상하고, 방송이 끝나면 동네에서 알아주는 재주꾼으로 돌아가는 ‘빤짝스타’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순식간에 잊혀지는 것이 또 순리였다. 그러나 변순철은 2005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출연자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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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시리즈 속에는 턱이 매끈하게 없어지도록 고개를 꺾고 노래를 열창하는 경북 봉화의 젊은 여성도 있고, 선글라스로 무장한 남학생들을 백댄서로 야심 차게 이끌고 온 전남 보성의 중학교 선생님도 눈에 띈다. 복장부터 포즈까지 과해 보이지만, 작가는 녹화 당일 직관적으로 흥미로운 인물들을 섭외하고, 그들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그 모습대로 기록한 것이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을 “가식적인 거, 그런 걸 거부하는, 말 그대로 날것에 그냥 생선 같은 작업이다. 즐기는 분위기 속 엄청난 경쟁과 욕망의 경계선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사진 속 소시민적 판타지와 때론 긴장감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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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작가는 무대 녹화 현장에서 대형 카메라와 로케이션 스토로보 (외장용 플래시)로 촬영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무표정의 인물 사진.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소박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의 방향을 바꾼 건 2012년부터다. 이때부터 별다른 요구 없이 학생, 아저씨와 할머니 등에게 마음대로 포즈를 해보라고 주문했고, 그렇게 경직된 분위기는 녹아내렸다. 사진의 변화 후 작가가 인상 깊게 기억하는 주인공 중 한 명은 “정말로, 정말로 노래자랑에 몰입하듯이 촬영에 응한” 강원도 속초의 한 음식점 사장. 기회가 되면 사진이 아닌 글로써 그를 표현하고 싶다는 작가는 요즘도 노래자랑 작업을 하고 있다.
“90년대 후반 데미안 허스트를 중심으로 한 영국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업이 섬나라의 날것이었다면 ‘전국노래자랑’은 대한민국의 초상을 다루는 작업에 있어 그러한 충격 아닐까 싶다. 겉으로 보긴 즐겁지만, 나는 소시민들의 애잔함이 보인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의 80%. 말 그대로 소시민들이다. 그들이 노래자랑을 통해서 분출하려는 것은 단순히 노래 이상의, 삶의 애환이고, 그래서 더욱더 사회적 소명감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아직까지도 사진가로서의 삶이 재미있다는 변순철 작가. 그의 ‘전국노래자랑’ 작업 또한 프로그램과 함께 장수하고, 빗대어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붕 뜬 머리에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는 여자는 서울 사람일까, 평양 사람일까? 해답은 디터 라이스트너(Dieter Leistner)가 찍은 사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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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의 사진 속 인물들은 비교적 편안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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