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궐’로 알려진 경복궁은 다섯 개의 궁전 중 가장 크고 또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다. 물론 서울 사람들에게는 워낙 유명한 곳이라 평범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무려 1395전에 지어진 조선시대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했으면 한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궁궐 다섯 곳 중 가장 처음에 지어졌다.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군, 세종이 왕위에 즉위해서 승하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본디 경복궁의 대문이었던 광화문에 세종대왕 동상이 있고, 긴 도로를 '세종대로'라 이름 붙인 것도 그래서다. 역사가 깊은 궁궐인 만큼 20여 채의 건물도 하나같이 아름답지만, 특히 눈여겨볼 만한 것이 수정전과 근정전, 경회루다.
수정전의 옛 이름은 집현전, 세종이 만든 학문연구기관이다. 한글의 최초 형태인 훈민정음을 비롯해 최초의 한글 책 < 용비어천가 >와 농사 지침서 < 농사직설 >이 여기서 태어났다. 이후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고종이 다시 지어 수정전(보석이 아니라 ‘정사를 잘 수행하다’라는 뜻의 수정이다)이라 이름 붙였다. 근정전은 왕의 즉위식, 과거시험, 사신 접대 등 국가 중대사를 치른 곳으로, 계단의 12지신상과 답도(계단 가운데의 사각형 돌)의 봉황 등 복잡하고 장식적인 조각이 당시의 높은 건축 수준을 보여준다. 한편 경회루는 경복궁의 얼굴 같은 건물. 북악산과 인왕산을 거울처럼 비추는 연못 위에 연꽃처럼 피어난 모습이 아름다워 경복궁을 소개하는 책자에서 항상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