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주민 중에 이곳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TV의 한 음식 프로그램에서 ‘치킨 4대 천왕’ 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기 전까지는 주민들의 소탈한 ‘동네 치킨집’이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곳은 ‘천수분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분식집이었다. 매콤하고 달달한 즉석 떡볶이와 달걀 프라이가 올라간 김치 볶음밥의 감칠맛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오너는 평범한 메뉴도 특별하게 만드는 솜씨가 있다. 튀김옷에 고추를 넣어 튀긴 ‘고추치킨’으로 한추는 신사동을 넘어 서울을 대표하는 치킨집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게다가 양 옆의 매장들을 하나 둘씩 흡수하면서 그 일대에서 가장 큰 치킨집 중 하나가 되었다. 운영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소탈한 분위기와 매콤하면서도 ‘기름맛’ 가득한 치킨은 여전하다. 치킨과 더불어 고추튀김이 인기 메뉴로 꼽히지만, 천수분식을 조금이나마 추억할 수 있는 매콤한 한추떡볶이도 잊으면 안 된다.
통통한 새우를 듬뿍 얹은 칼칼한 탕. 이태원에서 좀 놀아봤다면, 사진 속 빨간 탕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태국의 똠양꿍과 일본의 나가사키 육수로 감칠맛을 살린 이 음식이야 말로 이태원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안주다. 하지만 술이 한 번 들어가면 땡기는 건 국물 뿐만이 아니다. 소주를 마실 때는 포차의 고추튀김과 떡볶이가, 그리고 전통주에는 돌문어 숙회, 산낙지가 2차를 부른다. 맥주와 안주의 궁합은 말할 것도 없다. 치맥, 튀맥, 피맥... 안주와 맥주를 결합한 수식어도 늘어만 간다. 술 기운이 오르면 제어할 수 없는 당신의 식욕을 탓하기에는 안주가 정말 맛있는 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