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문 연 기간보다 더 오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기억되는 곳들이 있다. 모습이 오래된 듯 보인다기보다는, 공간의 입지와 내공이 단단해서 그렇다. 서울 수제 맥주 신이 일어나던 초창기부터 활동해 온 이인호 대표가 운영하는 파이루스 탭룸 & 비스트로가 그런 곳이다. 올해 5월 3주년을 맞았는데, 탄탄한 내용에 비해 격식 없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훌륭하지만 난해하진 않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힘을 뺀’ 펍이다. 수시로 바뀌는 수입 맥주 라인업과 함께 이곳만의 계절 맥주를 갖췄다. ‘맥주 마니아가 친구를 데리고 올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음식에도 신경을 썼다.
각 펍의 경영자 혹은 베테랑 관리자이자, 공인 맥주 심사관, 맥주 잡지 발행인 등 각기 다른 맥주 이력을 가진 그들이 개성, 내실, 독창성 등을 추천의 이유로 꼽은 곳들. 다양한 맛과 모습을 가진 수제맥주의 새로운 면모를 한층 한층 발견할 수 있는 공간들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