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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됐다. 화려하다. 호텔 바에 온 것처럼 고급스럽다. 르 챔버에 들어서자마자 마음 속에서 들려올 말이다. 르 챔버는 가격부터 서비스, 시설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급을 지향하는 스피크이지 바다. 디아지오 월드 클래스 세계 대회 챔피언을 거머쥔 엄도환, 임재진 오너 바텐더가 ‘7성급’ 바 경험을 제공한다. 거기에 최근까지 몇 년간 한국 챔피언 자리를 독식 중인 박성민 바텐더까지 합세해 더욱 짜릿해졌다. 정체나 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간판은 더 이상 스피크이지 바의 특징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하지만, 이곳의 지하 입구에 있는 ‘퀴즈’는 독특한 특징이다. 서가 형태로 된 지하의 입구에서 딱 한 권의 책을 찾아내야 문이 열린다. 현대판 스핑크스의 위트다. 최근 볼트82(Vault +82)를 위시해 많은 ‘고급’ 바가 청담동에 생겼지만,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 그만큼 확실하다.
사우스사이드 팔러에 있는 주인들은 칵테일을 제대로 만들 줄 안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필(Phill)과 로비(Robbie), 조니(Johnny)가 2013년에 의기투합해 함께 문을 열었다. 경리단으로 가는 길의 건물 4층에 내려 간판도 없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공간에 가죽 소파와 다트판, 후카 그리고 80년대 오락실 게임 콘솔이 놓여 있는 실내가 나온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나날이 비싸지는 수입산 주류에 대해서는 최고급보다 한 단계 낮은 퀄리티의 술을 쓰지만, 함께 들어가는 재료에 정성을 많이 썼다. 예를 들자면 이곳의 주스는 모두 생과일로 만들며, 시럽과 소다, 심지어 토닉 워터(술을 안 마시는 사람을 위해서는 생강 맥주를 추천한다)도 직접 만든다. 애주가들은 이곳의 클래식한 칵테일에서 독창적인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감탄을 하게 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술기운이 약간 센 '후아레즈 올드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필이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은 진과 샤르트루즈, 생 라임주스와 마라스키노 리퀴르를 혼합한 '더 라스트 워드'다.
가장 맛있는 멕시칸 레스토랑은? 이태원에 많이 몰려 있다. 그만큼 이태원 안에서 멕시칸집은 경쟁도 세고,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이런 치열한 구도 속에 새롭게 등장한 집이 있다. 바로 ‘볼스테드’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금세 입소문이 났다. 안 가볼 수 없지. 이태원 역에서 보광동 방면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데, 지하에 있어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셰프 D’라고 부르는 주방장은 볼스테드(Volstead)를 바 라운지라 부르지만, 으슥한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기름 냄새가 진동해 금세 배가 고파진다. 낮은 테이블, 골동품 같은 의자, 그리고 날것 같은 벽, 멋스럽게 낡은 창고를 연상시키는 공간은 정돈되지 않은 이태원의 분위기와 꼭 맞아 5개월 동안 개조한 공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미국에서 멕시칸 요리가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셰프, 그리고 영어 에디터의 추천으로 이 집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치미창가’를 시켰다. 하지만 양념한 고기를 잘게 채워 넣은 치미창가는 생각보다 짜서 과카몰리가 신선한 나초에 집중적으로 손이 갔다. 하지만 제철 재료로 만드는 칵테일을 함께 곁들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맥주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지만.
'이팅 바(eating bar)'라는 새로운 개념의 레스토랑 겸 바. 계절에 따라 주재료가 바뀌며 와인과 보드카, 맥주를 착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앉는 롱 테이블이 유럽이나 뉴욕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전시회와 파티 등 대규모 모임도 가능한 곳. 음식 가격이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료의 신선도나 요리의 창의성을 생각하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캐주얼하게 즐기기보다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가면 좋을 듯. 우아하지 않은 분위기에서도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추천 포인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것만 먹고 다닌 두 디렉터가 선보이는 메뉴는 가히 환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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