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퀴트리 전문 바가 생겼다. 프랑스식 햄과 소시지를 직접 만든다는 점에서 이 집은 프랑스 선술집보다 샤퀴트리 전문집으로 주목받아 마땅하다. ‘막다른 골목’이라는 뜻의 랑빠스. 그리고 뒤에 붙는 81이라는 숫자는 이곳의 두 셰프인 그레고리 미쇼와 지오의 출생 연도를 의미한다. 81 년생 동갑내기 그렉과 지오는 햄과 소시지를 직접 만들기 위해 마장동 고깃집을 뒤졌고, 그중 한 군데서 고기를 공급받기 시작했다(양고기는 호주산을 쓴다). 프랑스에서 16살부터 요리를 배웠고, 라 투르 다르장과 플라자 아테네에서 수셰프로 일한 셰프 그렉이 만드는 샤퀴트리는 정통이라 부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다. 메뉴판을 통째로 가져와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지오 셰프의 센스도 빛난다. 현재 랑빠스 81에서는 6 종류의 수제 소시지와 6종류의 수제햄, 파테 및 리엣 4종 등 한국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매콤한 양고기 소시지인 메르게즈(Merguez)는 정말 훌륭하고, 돼지위 안에 고기를 넣어 만든 특이한 앙두이예(Andouille) 소시지는 프랑스인이 와서 감탄하고 먹고 가는 메뉴다. 소시지를 시키면 시금치크림, 감자그라탱 등 사이드 메뉴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양도 적당하다. 또 오리콩피와 소시지를 올린 카술레(콩과 고기를 토마토 소스에 오랜 시간 끓여낸 전통요리) 등도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와인값. 하우스와인 한 병이 2만7000원이다. 넷이 가서 이것저것 시키고 와인까지 먹어도 10만원이 안 넘는다. 제주도에서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는 한 호텔의 70년대식 가구와 의자를 배로 실어와빈티지하게 색을 입히고 색다르게 작업한 임수미 작가의 공간 인테리어도 크게 한몫한다. ‘스튜디오 푸드랩’의 듀오 셰프인 그렉과 지오가 새롭게 선보인 샤퀴트리 선술집. 벌써 연남동이 들썩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