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맥주는 흔히 라거와 에일로 나뉜다. 라거와 에일의 맛은 어떻게 다른가.
라거는 발효통 아래에 가라앉는 효모, 즉 하면발효 효모로 만듦. 상면발효 맥주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시킨다. 에일은 맥주를 발효시킬 때 위로 떠오르는 효모, 즉 상면발효 효모로 만든 맥주. 상온에서 발효한다. 그러나 맛으로만 라거와 에일을 구별할 때 ‘에일은 상면발효’, ‘라거는 하면 발효’ 등의 딱딱한 설명은 별로 큰 도움이 안 된다. 라거는 양조에 사용한 몰트와 라거 효모에서 파생한 구수한 곡식의 향과 맛이 강하다. 일부 라이트 라거는 스타일상 향 자체가 거의 없고 탄산만 강조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라이트 라거 자체의 특징이므로 ‘좋다’, ‘나쁘다’ 하고 맥주를 평가하는 데 근거가 될 수 없다. 라거는 라거의 발효 온도와 비슷한 다소 차가운 상태에서 마시기 때문에 식감에 있어서 에일보다 시원하고, 높은 탄산으로 인해 청량감이 강하다. 홉이나 부재료를 많이 넣어 양조하기 때문에 향과 맛에 있어서 라거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과일, 꽃, 허브 등의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다.
2 맥주 거품의 적당한 양은?
양조에 사용한 재료나 맥주 스타일에 따라 맥주가 갖는 거품의 양도 확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단백질 함유량이 많은 밀을 사용한 밀 맥주 스타일은 거품이 풍성하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러 거품이 나지 않게 맥주를 따르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할 것까지는 없다. 거품이 맥주와 산소가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므로 일정량의 거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거품은 무엇보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주고 식감과 향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맥주잔을 45도 기울여서 따르다가 1/2-2/3가 차오르면 잔을 똑바로 세워서 마무리했을 때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품의 양이 그 맥주 스타일이 가지는 고유의 거품 양이다. 또한 맥주를 천천히 따르면 거품의 층이 조밀하고 단단해져서 같은 맥주라도 거품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한 잔의 맥주를 1분에서 길게는 5분에 걸쳐서 따르기도 한다.
3 온도, 잔 등 맥주를 마시는 데에도 정석이 있나?
없다. 시간, 장소, 분위기에 따라 내 멋대로 마실 수 있는 것이 맥주의 매력이다. 하지만 맥주에도 제짝은 있다. 필스너 잔은 밝고 투명한 맥주에서 회오리 가닥처럼 올라오는 탄산의 자태를 뽐내기 위해서 길쭉하게 만들어졌고, 밀 맥주잔은 풍성한 거품을 뽐낼 수 있도록 위쪽으로 갈수록 지름이 넓어진다. 향을 강조하고 싶은 맥주는 향을 가둘 수 있도록 잔 위쪽을 모으는 형태를 띤다. 전용잔에 마시면 기분을 더 돋울 수는 있다. 그러나 잔의 모양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한 잔을 물로 헹궈서 마시는 것이다. 더러운 잔은 탄산과 거품의 생성을 방해하고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맥주는 발효온도에서 마셔야 맥주가 가지는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라거류의 맥주는 3-7℃로 시원하게, 에일류의 맥주는 8-13℃ 정도로 상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4 병맥주가 캔맥주보다 정말 더 맛있나.
보존력에 있어서는 캔이 맥주보다 훨씬 강하다. 맥주 유통 과정에서 ‘맥주의 3적’이라고 부르는 빛, 산소, 온도에 캔이 병보다 더 적합하다. 하지만 서로 잔을 채워주는 우리나라의 문화에 있어서 병맥주가 캔맥주가 더 맛깔나게 보일 수 있고 병째로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단순히 미각을 통한 맛 자체에 있어서는 사실이 아니지만, 총체적인 맛의 개념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