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에 마시는 상큼한 하이볼. 시끌벅적한 곳 보다는 평화로운 장소에 어울린다. 신사동에 위치한 몬탁 카페 앤 하이볼 바는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기에 적격인 곳. 내부는 차갑고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으로, 미국 동부 땅끝에 위치한 해변 마을 몬탁(Montauk)과는 거리가 있는 분위기지만, 낮 혹은 퇴근 후 친구 몇 명과 함께 모여 스트레스를 날릴 대화를 나누기에 딱이다. 이름만 보면 단순한 카페 겸 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낮에는 커피숍으로, 밤에는 바로 변신하는 곳이다.
저녁 6시까지 주문 가능한 커피는 아인슈패너(Einspanner), 프렌치 프레스, 아메리카노 이렇게 세 가지. 모두 핸드드립으로 추출한다. 사용하는 원두는 때때로 바뀌는데, 현재는 초콜릿과 헤이즐넛, 캐러멜의 향이 두드러지는 브라질 파젠다 옐로우 버번(Brazil Fazenda Yellow Bourbon)을 쓴다. 흔히 ‘비엔나 커피’로 부르는 아인슈패너 커피는 원두의 감미와 쌉쌀한 끝맛의 밸런스가 좋다. 하지만 위에 얹은 휘핑크림이 블렌딩이 잘 되지 않아 층을 이루지 못하고 녹아 아쉬웠다.
칵테일은 저녁 6시 이후에 주문 가능하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스위트’. 잭 다니엘 테네시 허니 위스키와 토닉 워터, 자몽이라는 간소한 조합이지만, 상쾌한 향과 청량감이 만족스럽다. 단, 하이볼을 휘젓지 말고(탄산의 역할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맛을 느껴야 한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주중 오후 6시부터, 그리고 토요일에는 하루 종일 준비되는 타파스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신사동까지 오는 일은 없겠지만, 톡 쏘는 맛이 두고 두고 생각나는 하이볼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칵테일은 1만원 선, 커피는 4000원에서 5500원으로, 가격도 부담 없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