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서울의 9층에 내리면 일단 당황하지 말 것. 분명 스카이라운지 바를 가려고 내렸는데, 콘래드 스파의 로비가 먼저 나오기 때문. 하지만 친절한 직원이 라운지 바로 가는 통로를 바로 안내해준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문을 여는 버티고 라운지 바는 9층에 위치해 있어서 그리 전망이 좋지는 않다. 보이는 건 초고층 빌딩 뷰? 하지만 하얀색의 폭신하고 널찍한 소파에 반쯤 눕듯 기대어 앉아 와인을 홀짝거리다 보면, 여기가 서울인지, 외국의 어느 호텔인지 경계가 흐릿해진다. 게다가 빌딩 사이로 엄청나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열대야를 식혀준다. 무엇보다 적당히 비트 있고 감각적인 DJ의 음악이 정말 좋다. 버티고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뉴욕의 맨하튼,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방콕 시내에서는 아찔하게 펼쳐지는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있다. 대부분 유명 호텔의 꼭대기나 루프톱 바에서 이 야경을 볼 수 있다. 반면 서울은 지금껏 이런 장소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 하지만 올해 들어 서울의 루프톱 바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서울 시내의 유명 호텔들은 야외의 빈 공간을 한시적인 가든 테라스로 운영하거나, 작정하고 새로 문을 연 공간도 여럿이다. 고도 제한이 있는 광화문의 높지 않은 스카이라인, 바로 잡힐 듯 눈 앞에 펼쳐지는 남산의 N서울타워, 강남의 짜릿한 야경까지, 서울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호텔 루프톱 바를 소개한다. 올 여름 꼭 챙겨가야할 리스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