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하버타운 5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왼쪽으로 바싹 붙어있는 무겁고 검은 문을 열면 4m에 이르는 바 진열장이 한눈 가득 들어온다. 부산에서 잭슨 바와 함께 가장 인정받는 위스키 바 파복스다. 정통 위스키와 창작 칵테일, 와인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스코틀랜드 지도로 장식된 바와 겹겹이 쌓여있는 술병들, 흑백의 무음으로 돌아가는 벽면의 영화, 그리고 파스타와 수제초컬릿 등을 갖춘 바 스낵까지, 어느 부분 하나 허술한 점이 없다. 파복스 해운대는 강남과 신사동에 이은 부산지점으로 최우석 헤드바텐더의 진두지휘 아래 부산의 위스키 바 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부산에서 바 호핑을 하고 왔다. 부산의 칵테일 바 신은 서울과 비교하면 많이 단조롭고 창작 칵테일 분야도 한정된 부분이 많았지만, 10여 년 전부터 부산의 위스키 바 신을 이끌어온 곳부터 도쿄에 숨어있을 법한, 주당들의 아지트까지 꼭 인정받아 마땅한 곳들도 건재했다. 그곳에서 부산의 밤을 오갔고, 부산을 대표하는 맥주 양조장 두 군데도 챙겨갔다. 지금 모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필수 방문 장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