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름 전작전"의 관객과의 대화(GV) 첫 타자로 나선 배우 송강호.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이하 JSA) 상영이 끝나고 명필름 심재명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GV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과 답변.
좀 전에 보신 "JSA"는 송강호 배우에게 어떤 영화였나요?
"JSA"라는 영화가 관객에게 정서적인 외연을 확장해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분단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분단보다 인본주의라고 해야 되나요, 그 속에서 분단을 바라보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한국영화계에 엄청난 영향을 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큰 상도 받았고, 배우로서 보람도 컸습니다.
작품 하면서 연기하기 가장 어려운 캐릭터가 있는지, 그리고 캐릭터 분석은 어떻게 하시나요?
전형적인 답인 것 같지만 매번 다 힘들어요, 솔직히. 오늘 이 자리에서만 밝히지만 "사도"라는 작품이 곧 개봉하는데, 작년 이맘때 제가 몰래 연습을 갔어요. 어디 합숙소 같은 데 2박3일 동안 매니저랑 같이 가서 연습하고, 연습 안 한 척하고 촬영했던 기억이 나네요. 연기라는 게 연습을 통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필요합니다. 본능적이고 타고난 것도 필요하지만 연습이 좋은 연기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오늘 진짜 비밀을 얘기한 겁니다. "사도"팀 아무도 몰라요.
꾸준히 연습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감정을 끌어내는지 궁금합니다.
연극이든 영화든 그 대본,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한 자료인 것 같아요.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게 중요해요. 처음에는 소리 내는 게 이상하거든요. 이상하니까 제가 리딩 못한다고 소문이 다 났어요. 그게 당연한 거예요. 처음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데, 이상하지 않다면 그게 잘못된 거죠. 그 이상함을 이상하지 않게끔 자꾸 하다 보면 어떤 느낌이 올 때가 있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소재 측면이 아니라 관점의 새로움이랄까. 내가 안 해봤기 때문에 하고 싶다가 아니라 늘 가까이 있었고 해왔던 거지만 전혀 다른 관점의 어떤 시작들, 이런 것이 중요한 지표가 되고 가장 큰 매력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질문 드려도 될지. 배우로서 가진 가장 큰 무기가 무엇인가요?
자신감. 잘생기지 않았죠, 지방 출신이죠. 저는 배우로서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조건들만 다 가지고 있는데 지금 배우 하고 있잖아요. 그건 나를 사랑하고 나의 진심을 얘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마무리되고 기운이 없어질 때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달리 방법이 없어요. 솔직히 저는 촬영한 배우나 감독님과 가볍게 술 한잔하는 것이 해소가 많이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술을 권하는 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