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힐스 호텔도 잘 몰랐지만, 요트를 타러 간 전곡항은 더 생소했다. 서해에 있는 전곡항에 가니 요트가 정박해 있는 마리나가 있었다. 호텔에서는 차로 30여분 거리다. 먼 바다로 나가야만 탈 수 있는 줄 알았던 요트를 이렇게 가까운 서해바다에서 탈 수 있을 줄이야! 요트 타는 시늉만 하다 오는 거 아닌가 의심했지만, 요트 체험은 가히 이 패키지의 하이라이트라 불릴 만했다. 전곡항에서 침실이 세 개나 있는 쌍동선, 카타마란을 타고 서해바다로 나갔다. 요트 안에는 부엌 겸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방도 따로 있었고, 갑판에 걸쳐진 그물망 위에 누울 수도 있었다. 칠링이 잘된 와인도 한잔했다. 갑판 위에 꼼짝 않고 앉아서 세차게 불어오던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던 시간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1시간 반 정도를 탔는데, 오히려 짧아서 아쉬웠다. 반나절을 나가 있으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경험이었다.
호텔로 돌아온 후에는 샤워를 싹 하고, 더 키친 레스토랑에서 저녁으로 파스타를 먹은 뒤, 호텔 정원을 느즈막이 산책했다. 2013년 환경조경대상을 받았을 만큼 조경이 잘된 넓은 산책로가 있다. 수영장에 튜브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고, 아이들과 허브비누를 만드는 등 가족 여행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 여행객에게는 은근히 잘 알려진 호텔이다. 요트 패키지에도 아이 한 명이 포함되어 있다. 가족을 피하고 싶은 싱글 혹은 커플 여행객이라면? 금요일 투숙을 선택하자. 롤링힐스에서 가족 투숙률이 제일 낮은 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