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한정 짓기에 나그네는 너무 포스가 넘치는 곳이다. 오픈한 지 이제 한 달이 지났는데, 이곳은 머지않아 서울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숙소가 될 것이다(공간 곳곳을 꾸민 감각이 보통이 아니다). 오래된 한옥집을 개조한 나그네는 우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안뜰이 나온다. ㅁ자 구조로 단층 건물이 둘러싸고 있고, 민트색 돌과 동그란 돌징검다리 끝에 자그마한 석상이 두 개 놓여 있다. "네모난 공간은 땅을, 동그란 원은 하늘을 상징해요. 안뜰은 제주도 앞바다를 상상하면서 만들었고요. 저 조약돌 뜰을 지나 대문을 열면 바다가 펼쳐지는 거죠." 주인의 설명은 어느 한 군데 그냥 지나치는 곳이 없다. 하늘색에서 노란색으로 그러데이션된 객실 벽은 칠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는데, 바다에서 태양이 올라오는 빛을 떠올리며 잡은 콘셉트이다. 단독룸으로 되어 있는 끝의 방들은 민트색에서 핑크색으로 그러데이션되어 있는데, 그것은 저녁 노을, 해넘이를 뜻한다고. 8개의 방은 모두 별도의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지만 도미토리가 없는 것이다. 침구는 주인이 직접 양단을 끊어다 만들었고, 조명은 모두 간접조명으로 처리해 분위기가 은은하다. 주인의 감각이 심상치 않은 이곳은 요소요소마다 혀를 내두를 정도. 천장에 작은 창문을 만든 목요일방은 볕이 스며드는 고즈넉한 한옥방이다. 방음은 잘되나요? 물으니 오래된 한옥집을 벽까지 다 뜯어고칠 수가 없어서 소리가 좀 들린단다. 그러곤 덧붙였다. "월요일과 화요일방은 단독채라 커플이 묵기 좋은데, 혹시 목요일방에서 주무시는 커플이라면 입에 재갈을 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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