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

예술, 문화, 패션, 음악, 영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내가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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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의 여섯 단계 이론'에 따르면, 적어도 한 나라 안에서 모든 사람들은 여섯 단계만 거치면 서로 아는 사이가 된다고 한다. 그 사람이 아무리 엄청 유명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서울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꼽힐 만큼 큰 도시(인구대비)이긴 하지만, 우리는 유명한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치기도 할 만큼 좁은 세상에서 산다. 그들이 사랑하는 서울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서울을 사랑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윤도현(YB 리더)

“케이록(K-Rock)으로 불리는 한국의 록 신은 케이팝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1960년대에 시작된(것으로 볼 수 있는) 한국의 록음악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밴드가 활동하며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케이록은 다른 장르에 비해 유난히 비주류다. 록 음악시장은 더 이상 확대되거나 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이고 실력 있는 밴드들이 계속 태어나고 있으며, 홍대 일대의 공연장에서 작은 공연들이 이어지며 자생적으로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하시시박(포토그래퍼)

“돌아다닐 일이 많은 직업상 다른 나라에 자주 간다. 그럴 때면 늘 한국이 아닌 다른 도시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서울이 참 특이한 매력을 지닌 도시라고 느꼈다. 바로 도심 어디에서든 산자락을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광화문 길을 내려오다 보면 보이는 인왕산의 풍경을 좋아한다. 어디엔가 안락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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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튜더("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의 저자)

“처음 서울에 왔을 때는 단조로운 회색만 보였다. 8년 정도 살다 보니 이제는 정말 서울의 매력이 무엇인지 눈에 보인다. 서울 사람들은 과거에 뭐든 빨리 결과를 뽑아내는 게 중요했지만, 이제는 속도가 아닌 아름다움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정서적으로 보자면 요즘 서울은 과거의 향수에 흠뻑 빠져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응답하라"와 한옥 마을, 민화, 70년대 음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 건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늘 새로운 것만 갈망할 수는 없으니까. 한국 사회는 여러 면에서 더 개방적으로 변한 반면, 사람들 사이의 정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좀 싸늘한 기운이 감돈다고나 할까?”  

김중혁(소설가)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어디서 이런 도시를 만날 수 있을까. 서울에는 거의 모든 게 있다. 첨단과 전통, 격정과 냉담, 배려와 멸시, 민주와 독재, 돈과 가난, 장인과 사기꾼, 욕망과 섹스가 넘쳐나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서울은 세상 그 어느 곳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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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한희(패션 디자이너)

“서울은 내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런던에서 패션 공부를 하며 오랜 시간 외국에 머물렀지만 언제나 서울이 그리웠다. 아마도 내 안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이 도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부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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