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들이 사랑하는 불멸의 뮤직 TOP 10

여름에 들으면 더욱 신나는 음악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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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샵 보이즈에서 부터 조지 마이클까지. 여름에 들으면 더욱 신나는 음악들을 모았다. 글 양중석(음악 애호가)

1. 아이 윌 서바이브 by 글로리아 게이너

1978년에 처음 발표된 당시에는 사랑 노래에 불과했지만, 게이 인권 운동이 봉기하고 클럽 문화가 정착해가면서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힘겹게 싸워 얻어낸 인권에 대한 승전가와도 같은 ‘나약하게 질질댔던 시절도 있었어 / 하지만 이제 나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세상에 나서지(I used to cry / But now I hold my head up high)’ 가사 부분에 주목하자. 그리고 이는 아직도 숨어 살아야 편하다고 믿는 대한민국의 LGBT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부스러져 산산조각 날 줄 알았니? 우리가 납작 엎드리거나 죽어 없어질 줄 알았던 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좀 생각해봐. 우리는 승리의 춤을 추겠어(Did you think we’d crumble? Did you think we’d lay down and die? Think again. We’re going to dance.)’ 누구나 다 커밍아웃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에 당당할 필요는 있다. 커밍아웃이라는 단어 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그날이 곧 올지니.

2. 프리덤!'90 by 조지 마이클

듀오 왬! 시절에 이 곡으로 차트 넘버원을 차지하더니 이후 6년 뒤에는 곡 뒤에 ‘90이라는 숫자를 붙여 버전 업시킨 ‘동명이곡’으로 다시금 전 세계 팝 신을 호령했다. 어쩌면 그는 여성 팬들을 의식해 위선을 펼쳐야 했던 과거는 물론, 가죽 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칠 줄도 모르는 기타를 튕겨댔던 ‘Faith’ 시절까지를 모두 뭉뚱그려 지워버리고 싶었던가 보다. 이 애시드 하우스 트랙의 뮤직비디오에는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포드, 에반젤리스타 같은 슈퍼모델의 립싱크하는 입술만 잔뜩 등장한다. 뭐, 더러는 로비 윌리엄스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더 멋지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 부분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좋겠다. 결국 다 취향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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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버 더 레인보우 by 주디 갤런드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자라온 ‘도로시의 친구들’에게 이 노래만큼 현실도피적이면서 또한 진취적이고 투쟁적이며 전투적인 아련한 발라드가 또 있을까? 곡이 발표된 것은 1939년이지만, 호호 할머니가 된 주디 갤런드가 부른 ‘오버 더 레인보우’가 되레 행복한 그곳을 갈망하는 열정을 더욱 강렬하게 어필하고 있다. 곡 제목에 (가사에는 등장하는 ‘Somewhere’이라는 말이 빠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바로 곁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무지개 깃발에 대고 경의를 취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4. 보그 by 마돈나

"주의를 둘러봐. 온통 골칫거리들뿐이지." 댄스 팝 음악에 전혀 안 어울리는 가사 같지만, 바로 그게 포인트이다. 미국 전역에 퍼진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거짓 정보들이 정점을 찍고 있었던 1990년에 만들어진 이 딥 하우스풍의 메가 히트 싱글은, “잠시라도 근심걱정을 내려놓고 신나게 춤추며 구원을 찾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90년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파리는 불타고 있다(Paris is Burning)”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당시의 뉴욕 언더그라운드 볼룸 커뮤니티와 게이 커뮤니티 내부에서 문화현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보그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의 지점들을 보여준 바 있다. 발표된 지 사반세기가 지나도록 마돈나 그녀는 이 곡과 더불어 게이들이 나무나 사랑하는 아티스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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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임 커밍 아웃 by 다이애나 로스

그렇다. 이 곡은 일종의 ‘커밍아웃’에 관한 노래다. 디스코의 대명사 식의 브레인인 나일 로저스가 다이아나 로스를 위해 1980년에 만든 이 펑키 디스코 트랙은, 그 자신이 목격한 뉴욕 게이 클럽의 수많은 다이아나 로스 분장의 드랙 퀸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공연 투어 때마다 항시 오프닝 곡으로 선곡할 만큼 다이아나 로스 자신에게도 유독 각별한 곡이라고 하지만, 게이들에게는 영원토록 해방의 찬가로 남으리라.

6. 본 디스 웨이 by 레이디가가

그 누구보다 게이 팬덤에 대해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활용 능력을 보여온 레이디 가가의 2011년 히트 싱글이다. 마돈나의 ‘익스프레스 유어셀프(Express yourself)’를 재활용한 작품이라느니 하는 중상모략 따위는 잊어도 좋다.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잘 묘사한 이 뜨거운 곡만큼이나 게이 퍼레이드에 적격인 선택은 최근 수년간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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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 리틀 리스펙트 by 이레이저

“그 어떤 종교나 이유도 그가 그의 연인을 버리게 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앤디 벨의 노래가, 통통 튀며 휘몰아치는 신스 팝 사운드 위로 흐르는 이 고전은, 영국 듀오 이레이저의 1988년 히트 곡이다. 영국에서는 30년 가까이 이전에 한창 논란이 되었던 동성애 차별 관련 이슈에 항거하는 곡이다. 

8. 고 웨스트 by 펫샵보이즈

또 다른 게이 찬가인 ‘YMCA’의 주인공, 빌리지 피플이 낳은 히트 곡을 리메이크한 주인공이 하필 펫 샵 보이즈라니! 동독의 개방을 촉진하며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틀을 허물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지만, 결성 35년 차의 영국 출신 신스 팝 듀오의 손길이 닿으면서 좀 더 감각적이고 세련된 클럽 뱅어로 환골탈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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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잇츠 레이닝 맨 by 웨더 걸스

하늘에서 남자들이 내려온다는 바람직한(?) 가사로 오랫동안 게이 신에서 사랑받고 있는 곡. 다이넬르 로즈와 잉그리드 아서로 이뤄진 웨더 걸스가 1982년에 선보였다. 그 후 세계 각지에서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했는데, 스파이스 걸스 출신의 제리 할리웰이나 90년대 클럽 신을 주름 잡은 스타즈 온 포티 파이브 등을 필두로, 한국에서는 버블 시스터즈 또한 번안해 불렀다.

10. 게이바 by 일렉트릭 식스

“난 너를 게이 바에 데려가고 싶어.” 디트로이트 출신의 5인조 개러지 록 밴드 일렉트릭 식스의 곡으로 2003년 발표한 1집 파이어에 수록된 곡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가 매력 넘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I’ve got something to put in you!(네게 뭘 좀 넣어야겠어)’ 부분이 귓가에 계속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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