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온 걸 환영한다.
반갑다. 오랜만에 와서 기분이 좋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쭉 미국에서 지냈는데, 중간에 고등학교 2년은 한국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이곳이 낯설지 않다. 올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클럽 SKRT에 당신을 보려고 모인 사람들이 어마어마했다.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곤 꿈에도 상상 못 했다. 10명 정도 모이면 다행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사실 당신이 오기 전부터 내한 소식으로 SNS에서 난리였다.
정말인가? 몰랐다. 클럽 안을 꽉 채운 사람들을 보고 정말 감격했다.
퍼포먼스를 하다가 무대에서 눈물을 보일 뻔했지만 “절대 울지 않을 거야”라며 꾹 참더라.
내가 뭘 하든 열광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좋아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까 눈물이 핑 돌았다. 아직도 그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 언제 또 그런 광경을 볼 수 있을까 싶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자주 오고 싶다.
공연에서 한국 가요를 불렀다. 일부러 한국어로 된 곡을 선곡한 건가?
맞다. 앨범을 단 한 장 내고 사라진 그룹 모닝의 ‘습관’이라는 곡인데, 고등학교 다닐 때 매일 듣던 노래다. 개인적으로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힘이 많이 됐던 노래라서 관객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다. 거미의 ‘그대 다시 돌아오면’도 부르고 싶었지만 너무 슬퍼서 뺐다.
공연 소감을 말하면서 한국에서 공연하는 게 소망이었다고 했다.
16세 시절 한국에 있을 때 이태원을 들락거리며 놀았다. 꼬맹이 때부터 그랬다(웃음). 내 기억에 그때는 트랜스젠더, 드래그 퀸을 본 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언제 한번 한국에 가서 미국식의 드래그 퀸을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드래그 퀸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발하더라.
한국의 다른 드래그 퀸들도 만나봤나?
물론. 굉장히 신비롭더라. 공연 짜임새도 전문가다워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반겨줘서 좋았다.
한국에도 LGBT 컬처가 많이 개방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드래그 퀸을 생소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기회에 좀 많이 알려질 것 같다.
그럼 다행이다. 나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봤는데, 어떤 뉴스에는 내가 트랜스젠더로 소개됐더라.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와 드래그 퀸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