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초,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에서 혐오 세력들의 작년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행패와 집요함을 보면서 타임아웃서울은 올해의 퀴어문화축제의 큰 흥행을 조심스럽게 예견했었다(대지진의 전조 현상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2015년 6월 28일 일요일에 진행된 퀴어 퍼레이드가 3만 명이라는 역대 최다 인파로 서울광장에 운집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보수기독교단체들의 협박과 진행 방해로 인해 수시로 변경되는 일정 탓에 타임아웃서울에서도 여러 번 일정 변경 고지를 했듯이 그 어느 때보다 운영진들의 고생이 많았던 축제였다. 하지만 6월 27일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미 전역 동성 결혼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에 고무된 대한민국의 성 소수자와 그들의 친구, 가족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28일 서울광장에 모여 내가 나일 수 있어 감사한 이 날을 함께 축하했다.
타임아웃서울이 바라 본 퀴어 퍼레이드 서울 2015의 순간 기록
1. 시작 전부터 몰려든 각종 혐오 세력들의 장구와 북을 이용한 전통 타악기 한마당과 동성애자 차이코프스키 음악 선율에 맞춘 무용 퍼포먼스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기괴하지만 웃픈 명장면.
2.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퀴어문화축제 현장 방문! 역사의 장에 함께 동참했다.
3. 전년 대비 젊은 친구들의 참여가 두드러져 젊은 피에 목말라 했던 축제의 단비와 같았고,
4. 타임아웃서울에서 인터뷰 했던 '미친' 1984년 생들의 주도적 참여가 반가웠다.
5. 캘리포니아에서나 있을 법한 일반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 자리를 함께한 것도 서울에서는 생경한 장면중 하나였는데 민주주의 대들보인 평등이라는 가치를 지지하기위해 자리를 참석했다는 이 부부의 발언에 바뀌고 있는 세상을 몸소 체험했다.
동네 골목 축제 수준에서 서울광장까지 크기를 늘려간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프라이드처럼 앞으로도 더 큰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나 자본주의의 꽃인 돈이 필요하다 하니 축제에서 느낀 감동과 감사를 정기 후원으로 이어나가보자. 옛말에 돈 쓰는 게 제일 쉬운 일이라 했다!
글 마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