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동네 우사단길. 터번을 둘러쓴 사람들과 이국적인 분위기의 식당, 그리고 허름한 건물과 정신없이 얽혀 있는 전선. 처음 이 동네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실망을 먼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허름한 건물의 구석을 비집고 들어온 젊은 예술가들이 만든 재미있는 공간을 둘러보다 보면 금세 이 동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지난가을에 생긴 국내 최초의 LGBT 서점 ‘햇빛서점’ 역시 그런 곳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인 주인장이 게이 문화가 클럽이나 바 등 밤 문화에만 몰리는 것이 아쉬웠고, 낮에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편한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 대학교 조교로 일하며 모은 적금을 깨서 이 공간을 만들게 된 것. 외국의 유명 화보집(멋진 오빠들의 과감한 노출에 볼이 발그레해질 수 있으니 주의!)을 비롯해 대형 서점에서는 접할 수 없는 과감한 소재의 서적을 만날 수 있는데, 소설과 에세이, 카툰 등은 독립출판물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 방식이 돋보인다. 또한 자체 제작한 포스터 등을 비롯해 부채, 배지, 팔찌 등 LGBT와 관련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서적의 경우는 아쉽게도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는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때문에 햇빛서점은 앞으로 LGBT 커뮤니티에 대한 창작 지원이나 외국 서적 번역, 출판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사람들이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움츠려 있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살았으면 해요. 이 공간이 소통과 창구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주인장. 내년 4월까지는 조교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주말에만 문을 여니 방문 시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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