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자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치스러운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자신을 선망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52세의 영화감독은 신작 "헤이트풀8"에 대해서 속사포로 이야기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영화를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영화를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이후 다시 한 번 서부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카 체이싱 장면을 만드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는데, 그것을 다시 영화로 만들지는 않았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경우, 그 영화를 통해서 나는 서부 영화를 만들고 말과 카우보이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상당히 놀랐는데, 영화를 다 만들고 났는데도 아직 무언가 더 남아 있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건가?
서부 영화라는 장르의 경우, 그 영화가 어떤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언제나 상당히 명확하게 드러내왔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를 다루는 서부극에는 항상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가 등장한다. 게다가 아주 뼛속까지 시니컬하고. 서부 영화를 만들 때는 그 당시 미국의 시대정신을 다루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 정도가 흐르면 "헤이트풀8"을 보면서 이 시기 미국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거다.
아직도 영화는 10편만 제작하고 그만둘 계획인가?
일단 그게 내 계획이다. 어차피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3년 정도가 걸리고 그러면 거의 10년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왜 10편에서 그만두고자 하나?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하는 거고. 그 생각에 대해서만큼은 더욱더 확고해졌다. 이건 내 생각인데, 모든 감독이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많은 감독이 본인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서 시간이란 영원불멸을 뜻할 수도 있고 영화업계에서 그에게 작용하는 운을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화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도 본인은 아직 영화를 여섯 편은 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거지 않나.
그렇다면 그 결심 때문에 다음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나?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더 명확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혼 위자료를 내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영화는 단지 ‘누구누구’가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만드는 게 아니다.
"나는 영원히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언젠가 끝이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