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춘몽
영화 '춘몽'
영화 '춘몽'

경계에 선 배우와 감독

때로는 감독, 때로는 배우라 불리는 다섯 사람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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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개봉한 영화 < 춘몽 >에는 배우 한예리와 함께 세 명의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 세 사람은 ‘감독 출신 배우’다. 양익준과 박정범은 각각 자신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 똥파리 >(2008)와 < 무산일기 >(2010))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윤종빈은 <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 군도: 민란의 시대 >(2014) 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배우 출신 감독’은 더 많다. 굳이 해외까지 나가지 않아도 말이다. 지난 9월 22일에는 배우 조재현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 나홀로 휴가 >가 개봉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다 보면 카메라 뒤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감독으로서 자신이 쓴 이야기를 직접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도도 있을 것이다. (비용을 아끼고 촬영을 빨리 시작할 수 있다는 편의성도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현재 감독과 배우 사이의 경계에 있는, 그리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국내 영화인 다섯 명을 모았다.

1. 윤종빈

영화 < 춘몽 >에서 윤종빈 감독은 가장 의외의 이름이다. 그가 주연배우로 등장하는 첫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영화에 특별 출연한 윤종빈 감독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그의 첫 주연 연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윤종빈 감독의 연기 명장면은 그의 대학 졸업작품이자 첫 장편영화인 2005년 작 < 용서받지 못한 자 >에 등장한다. 말년 병장 태정(하정우)에게 혼나는 어리바리한 이등병 지훈을 사실적으로 연기해낸다. ‘영화의 최고 반전은 이등병이 영화감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면 말 다했다.

2. 문소리

배우 문소리는 3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다.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연출제작과를 다니면서 만든 단편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문소리 3부작으로 불리는 < 여배우 >(2014), < 여배우는 오늘도 >(2014), <최고의 감독 >(2015)에서 그녀는 ‘배우 문소리’를 연기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문소리는 < 씨네21 >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연출 계획에 대해 “당장은 없다. 내 정체성은 배우이기에 연기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캐릭터 위주로 돌아가는 한국 영화에서 그녀만 할 수 있는 여자 이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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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은진

1989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배우 방은진은 11년 차 영화감독이다. < 오로라 공주 >(2005), < 용의자X >(2012), < 집으로 가는 길 >(2013) 등 익숙한 이 영화들 모두 그녀의 대표적인 연출작이다.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하나 죽여가는 엄마 순정(오로라 공주),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된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 등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다.

4. 구교환

‘연기 역시 치열하게 하고 싶다’는 구교환 감독은 연출과 연기를 종횡무진 한다. 그의 가장 최근작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조현훈 감독의 < 꿈의 제인 >(2016)이다. 그는 트랜스젠더 제인으로 출연한다. 구교환 감독이 연기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만큼, 그가 연출하는 작품 또한 독특하다. 대표작은 2014년 미쟝센 단편영화제 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2013)이다. 제목부터 남다르다. 고맙게도 그가 만든 대부분의 작품은 현재 구교환 감독의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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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시형

최시형 감독을 처음 본 건 영화 < 경복 >(2012)에서다. < 경복 >은 그가 연출과 각본은 물론 주연도 맡은 첫 영화다. 스무 살, 어설프고 풋풋한 그 시절의 공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낸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여럿 있었다. 감독으로 먼저 알게 된 최시형 감독은 2005년 < 다섯은 너무 많아 >라는 독립 영화로 데뷔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올해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상영됐다. 하지만 역시 기대하는 건 그가 연출한 새로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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