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왕은 강력한 힘으로 고대 브리튼을 평정했으며, 중세 시대 문학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왕이다. 아서, 그리고 그를 지키는 원탁의 기사단이 겪는 모험 이야기를 아서왕 전설이라고 부른다. 중세 유럽문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용맹한 기사의 모험, 지고지순한 사랑, 기품있는 궁정기사도, 환상적인 세계관과 같은 요소 덕에 산문과 서사시는 물론, 오페라와 소설의 소재로도 사랑받는다. 개성과 재치 넘치는 연출로 유명한 가이 리치 감독, 그가 아서왕 전설을 재해석했다. 알고 보면 영화가 더 재미있을 아서왕 전설과 영화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영화에는 바로 '이 인물'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세계적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 엑스칼리버를 지키는 군인으로 출연한 데이비드 베컴의 얼굴은 코가 부러지고 흉터로 가득해 처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사실 이 모습은 장장 60분간의 특수 분장을 거쳐 만들어졌다고.
이 영화는 가이 리치 감독의 첫 판타지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 스내치 >를 비롯해 < 락큰롤라 >와 <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 최근의 < 셜록 > 시리즈 등, 그의 히트작은 주로 범죄 스릴러 영화였다. 재치 넘치는 대사와 감각적인 영상미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 뮤직비디오와 광고 감독으로 오래 활동한 덕분에 그가 연출한 영상은 세련되기로 정평이 나있다. 스타일리시한 판타지 영화를 기대해도 좋다.
아서왕의 조언자이자 마법사인 멀린은 전설에 따르면 고대 켈트족의 종교인 드루이드의 사제다. 드루이드교는 특히 나무를 신성시하고 자연의 힘을 숭배했다. 이를 반영한 듯, 영화에는 호수의 요정, 나무의 정령, 마법사와 정신이 연결된 코끼리 등 자연의 신비로운 힘을 강조한 크리처들이 등장한다. < 해리 포터 >부터 < 반지의 제왕 >까지, 모든 판타지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난쟁이와 거인 종족도 켈트 신화에서 나왔다. 이처럼 아서 왕 전설은 판타지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엑스칼리버는 호수의 요정이 아서 왕에게 전한 성스러운 검이다. 칼집에도 마력이 있어 검의 주인은 결코 피를 흘리지 않는다. 전설에 의하면 아서 왕은 이 검으로 전투에서 500여 명의 적을 한 번에 베었다고 한다. 엑스칼리버가 워낙 유명해 착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서 왕이 돌에서 뽑은 칼은 엑스칼리버가 아닌 칼리번이다. 칼리번을 잃은 후 아서 왕은 호수의 요정에게 엑스칼리버를 받는다.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Àstrid Bergès-Frisbey)가 연기하는 기네비어는 영화에서 아서가 운명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마법사다. 그러나 원작에서 기네비어는 마법을 쓰지 못하며, 정숙하고 우아한 왕비로 등장한다. 기네비어는 사실 원탁의 기사단 중 한 명인 랜슬롯과의 사랑으로 유명하다. 아서왕에게 바친 충심과 기네비어에게 향하는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랜슬롯을 노래한 시도 많다. 그러나 사실 기네비어와 랜슬롯의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은 12세기에 음유시인 크레티앵 드 트루아가 쓴 시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가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넣은 이야기로, 원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학설이 대다수이다.
영화에서 베디비어 경 역을 맡은 디몬 하운수(Djimon Hounsou)와 웻스틱을 연기한 킹슬리 벤-아딜(Kingsley Ben-Adir)은 아프리카인, 쿵푸 조지를 맡은 탐 우(Tom Wu)는 아시아인이다. 그러나 원래 아서왕은 고대 영국인 브리튼의 소수민족, 켈트족의 영웅이었다. 앵글로 색슨족과 켈트족은 모두 키가 크고 피부가 하야며 금발에 파란 눈을 가졌다는 신체적 특징이 있다. 켈트족의 전설 속 영웅인 아서왕은 앵글로 색슨족과 노르만족 등 다른 민족들의 영웅이 되고, 급기야 브리튼이 가장 사랑하는 왕이 된다. 아프리카인과 아시아인이 원탁의 기사가 되다니, 실로 21세기 아서왕 전설에나 일어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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