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스티브 지소는 해양학자 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7편의 해양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괴물 상어로부터 절친한 동료를 잃는다. 그는 괴물 상어를 찾아내 복수도 하고 새로운 다큐멘터리 8편을 찍기 위해서 항해를 시작한다. “해저 2만리”를 웨스 앤더슨 감독만의 유쾌하고 세련된 시각으로 재해석해놓은 것 같다. 영화 내내 스티브 지소와 그의 동료들은 뚱딴지 같은 대화로 당신을 웃겨줄 것이다. 환상 동화에나 나올 법한 푸른 바닷속에서 말이다.
가끔 무턱대고 바다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후텁지근한 여름밤에는 더 그렇다. 바닷가에 살지 않는 이상, 드라마처럼 “바다가 보고 싶어”라며 새벽 기차를 잡아탈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그래서 보고만 있어도 바다에 온 것 같은 시원한 영화들을 모아봤다. 그저 바다를 볼 요량이었는데, 이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 감독들은 해안선처럼 끝도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바다로 탈출하기 위해 수족관 벽에 몸을 던지는 고등어의 이야기부터 거대 바다 괴물을 잡으러 가는 스펙터클한 모험담, 17세 소녀를 바다에 가두고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세속적 욕망까지 말이다.
글 백가경(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어시스턴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