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영화, 문학의 숲 속으로

4월 개봉 영화들은 문학을 흠뻑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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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문학은 뗄 수 없다. 소설에는 극적인 사건과 자세한 묘사, 다이나믹한 등장인물이 있어서 감독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널리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소설이 종종 영화로 다시 태어나는 것도 그때문이다. 다만, 긴 분량의 소설을 두 시간 남짓한 영화로 만들려면 편집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특정 장면이나 사건, 대사를 편집하기도 한다. 원작 소설보다 나은 영화는 흔치 않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들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칠레 국민 시인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영화가 있고, 천재적인 편집자와 작가의 만남을 담은 영화가 있다.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 믿고 볼 만한 영화들이다. 영화에 매료되었다면, 원작 소설도 한번 읽어볼 일이다. 마침 지금은 봄, 책 읽기 좋은 계절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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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네루다의 또 다른 모습: < 네루다 >
시인 네루다의 또 다른 모습: < 네루다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는 칠레의 국민시인이다. 네루다가 죽은 지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칠레 사람들은 그의 시를 노래로 즐겨 부른다.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외교관 및 상원의원으로 일하는 한편, 뛰어난 문학성으로 1971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그는 평생 소박한 사람들을 위해 시를 썼다. 열렬한 공산당원이자 칠레 대통령을 공개석상에서 성토하는 등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탓에 수차례 정치적 망명을 하기도 했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좋아한다면 문학 밖의 네루다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영화를 추천한다. '정치는 내 시와 삶의 일부’라던 그는 정치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죄로 네루다가 경찰 수사반장 오스카로부터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치보복을 피해 은둔과 도피 생활을 하면서 평생의 역작 < 모두의 노래 >를 쓴 네루다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실감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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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시, 그 깊은 바다로: < 일 포스티노 >
네루다의 시, 그 깊은 바다로: < 일 포스티노 >

네루다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영화 < 일 포스티노 >를 추천한다. 네루다는 '진정 이 세계는 전쟁을 끝낼 수 없고 피를 씻어낼 수 없으며 증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었다(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 중). 이 영화는 네루다의 인간적이고, 지적이며, 시적인 모습을 담았다. 

이탈리아의 바닷가 마을로 망명을 온 네루다가 청년 우편배달부 마리오를 만난다. 마리오는 시인을 만나 일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시인은 마리오와 만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마리오와 네루다는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해안 마을 곳곳에서 시와 메타포, 즉 은유의 세계를 탐구한다. 영화 내내 나오는 네루다의 대표 시 덕에 귀가 즐겁고, 하늘보다 파란 이탈리아의 바다에 눈이 호강하는 영화다. 

원작 소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Antonio Skármeta),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El Cartero De Neru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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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희대의 명작: < 지니어스 >
천재적인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희대의 명작: < 지니어스 >

1929년 뉴욕, 대형 출판사 스크라이브너스의 최고 실력자 맥스 퍼킨스(Maxwell Perkins)가 작가 지망생 토마스 울프(Thomas Wolfe)의 작품을 눈 여겨 보면서 시작된 두 천재의 만남을 그린 영화. 맥스 퍼킨스는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 >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와 <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zby) >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의 작품을 편집한 이로도 유명하다. 

주드 로(Jude Law)가 길들여지지 않는 야수처럼 자유로운 토마스 울프를 연기했고, 냉철하고 지적인 맥스 퍼킨스는 콜린 퍼스(Colin Firth)가 맡았다. 이 영화는 특히 명대사가 많다. 예를 들어 100년 뒤에도 기억될만큼 유명해지고 싶다는 울프에게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렸을 때, 나도 그 질문을 매일 했지. 하지만 이제 난 하나만 생각해. "좋은 문장을 단 한 개라도 쓸 수 있을까?"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 1930년대의 풍경 덕분에 영화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4월 13일 개봉.

원작 소설 A. 스캇 베르그(A. Scott Berg), < 맥스 퍼킨스: 천재적인 편집자(Max Perkins: Editor of Geni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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