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2. 제이미 XX(Jamie XX)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The XX의 작업이나 그간 이따금 선보인 리믹스는 어쩌면 이 작업을 위한 예비 과정 정도였는지 모르겠다. The XX의 작업이 그러했듯이, 이 앨범 역시 많은 요소를 가져다 쓰지 않았다. 몇 개의 샘플과 간결한 키보드 연주과 비트/ 베이스라인과 함께하는 정도지만 이 댄스/일렉트로니카 앨범은 팝과 힙합까지 껴안으며 올해 이 장르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냈다. The XX의 동료들이 목소리를 보탠 것 외에는 외부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은 작품이지만 앨범은 커버처럼 수많은 색채를 품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올해의 프로듀서’라 부를 수밖에 없는 제이미의 탁월한 음악적 감각과 선택 능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제 그는 겨우 27살이며 솔로 앨범으로는 이것이 데뷔작.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3. 나탈리 프래스(Natalie Prass)
4. 음봉와나 스타(Mbongwana Star)
5. 줄리아 홀터(Julia Holter) < Have You In My Wilderness>
느슨하지만 호흡이 긴 중편 소설을 만들어오던 작가가 간결한 호흡의 수필집이나 단편집을 내놓은 것과 흡사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전작들처럼 그리스 비극이나 뮤지컬에서 가져온 중심 테마는 없지만, 이 캘리포니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는 여전히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좀 더 단아한 문체와 악기 편성, 그리고 더 듣기 쉬워진 선율은 이 작가에 대한 세간의 주목도를 높였다. 수많은 장르에서 가져온 독창적인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이 앨범을 요약하게 하는 대목은 ‘Feel You’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하프시코드 연주다. 싱어송라이터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등장하는 시대지만 이처럼 관습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는 그리 많지 않다.
6. 숲얀 스티븐스 (Sufjan Stevens)
이미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기존의 명곡/명반들보다 더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든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작곡가들은 여전히 마술을 부린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거의 매년 신작을 발표한 숲얀 스티븐스는 거의 잊혀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작 발표 간격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아픈 가족사를 드러낸, 마법 같은 선율로 꽉 찬 앨범 <Carrie & Lowell>로 그의 존재감은 다시금 확고해졌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시대를 대표할 만한 싱어송라이터다.
7.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
172분에 걸친 이 야심 찬 앨범 은 단연 올해 만난 최고의 재즈 앨범 중 하나다. 현악 오케스트라에 합창단까지 동원된 이 거대한 서사시는 스피리주얼 재즈, 소울 재즈에 현대적인 훵크(Funk), 아프로-재즈 같은 수많은 교차점을 관통하며 재즈와 소울/훵크, 그리고 전자 음악을 듣는이들 사이에 다리를 내려놓는다. 다리가 길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170여 분은 금세 지나간다. 이것이 바로 이 앨범의 가장 훌륭한 점이다. 재즈 연주자들이 종종 크로스오버나 퓨전 연주를 하지만 그것이 외도처럼 느껴진다면, 여러 장르에서 세션과 투어를 소화해온 이 연주자는 동시대 재즈의 견고하고도 훌륭한 모델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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