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이대, 청담동으로 그리고 서초동까지. 40년 가까이 이어온 야누스는 한국 재즈의 역사와도 같은 곳이다. 그 중심에는 1세대 보컬 박성연이 있다. 미8군 무대에서 재즈를 부르던 그녀가 1978년 대학로에 문을 연 야누스에는 당대 예술계 종사자들이 모여 서로의 영감을 나눈 일종의 살롱. 박성연 대표의 건강이 안 좋아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보컬리스트 말로와 베이시스트 홍세존에 의해 2년 전 보컬 중심의 재즈를 선보이는 ‘디바야누스’로 다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디바야누스를 찾아가는 길, 교대역 근처라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한 골목이 눈앞에 펼쳐졌다. 골목 곳곳 벽에 기대거나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뮤지션들만이 디바야누스에 다다랐음을 알려준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규모, 붉은 벽돌과 원목으로 군더더기 없이 꾸며진 디바야누스의 실내는 관객이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디바야누스를 다시 살린 주인공이자 한국 대표 재즈 보컬리스트인 말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녀의 공연을 매주 수요일마다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디바야누스를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피아노 이명건, 트럼펫 오재철, 베이스 오재영, 드럼 오종대의 최고 세션으로 구성된 밴드가 1부를, 보컬 말로는 2부 공연에 합류했다. ‘Bye bye black bird’ 등의 연주와 더불어 보컬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말로의 자작곡 또한 흘러나왔다. 말로의 보컬은 그 하나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기도, 때로는 밴드 내 또 다른 악기처럼 뮤지션들과 주고받으며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은 오후 8시 반부터 매일 펼쳐진다. 매주 일요일은 보컬리스트를 위한 잼 데이가 열린다. 공연 뮤지션 및 스케줄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diva_janus)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