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서울을 찾는다. 그렇다. 눈동자에서부터 ‘똘끼’ 충만해 보이는 이 남자가 바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다. 그는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래퍼 겸 프로듀서다. 힙합 크루 ‘OFWGKTA(Odd Future Wolf Gang Kill Them All, 이하 오드 퓨처)’의 수장이자 뮤직비디오 감독, 오드 퓨처의 패션 브랜드 ‘골프 왕(Glof wang)’의 디렉터이기도 하다. 2011년 첫 솔로 앨범 은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받았고, 얼마 전 나온 정규 3집 에는 퍼렐 윌리엄스와 칸니예 웨스트가 지원에 나섰다. 음악적 동지들을 모아 17세의 나이에 오드 퓨처를 결성한 그는 올해 스물다섯이다. 누구보다 뜨겁고 젊고, 영민한 그가 이렇게 빨리 한국을 찾아준다니. 그의 내한 공연을 봐둬야 할 이유는 여기까지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한마디 더 보태자면 그는 지나치게 스웨그(swag) 타령을 하는 래퍼와 뭔가 다르다는 것. 일단 평생 남을 앨범 커버에 자신의 ‘엽사’를 사용한 것만 봐도 그렇다. 눈, 코, 입이 얌전히 있는 사진은 구글에서도 찾기 힘들다. 슈퍼카 앞에서 금목걸이를 두르고 랩을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보드를 타고 여자에게 손 잡아달라 구걸하다 거절 당한다. 화제를 낳은 데뷔 곡 ‘Yonkers’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심지어 바퀴벌레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이처럼 기괴하고 독특한 행보에 “마약 했네”, “또 사고 쳤네”라는 반응도 많다(사실 그는 담배도 안 피우지만!) 골수 팬들은 이제 웬만한 엽기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가 크리에이터로 인정 받는 데에는 독특하고 기괴한 것들을 독창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 있다. 추임새를 덜어낸 대신 특유의 저음으로 읊조리듯 내뱉는 랩, 충격적인 가사, 그리고 그것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뮤직비디오와 아트워크, 패션 레이블에는 모두 ‘리얼 타일러’가 담겨 있다. “싫은 것은 절대 못한다”는 가사처럼 솔직하지 않으면 못 버티고, 자기 것이 아니면 안 하는 타고난 크리에이터. 이런 그에게 사람들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번 내한 공연에는 특별히 오드퓨처의 디제이 중 한 명인 DJ 타코(Taco)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