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이태원에는 클럽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커머셜한 클럽이거나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하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커머셜을 지향하거나 클럽 테마에 맞는 한정된 장르를 플레이한다. 공간도 팬시함 아니면 험블함 둘 중 하나. 누구나가 즐길 수 있도록 중간 지점의 밸런스를 적절히 유지하는 클럽은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1월에 오픈한 클럽 토스트는 이미 신에서 다년간 디제이로 활동하며 이태원 일대 클럽 현황을 꿰뚫고 있는 디제이 제니에프티에스와 스티브가 공동 대표로 오픈해 관록이 느껴지는,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은 최상의 밸런스를 갖춘 곳이다. 자유롭게 래커칠을 한 거친 콘크리트 벽은 공장이나 베를린 장벽처럼 거칠지만, 또 한쪽에 위치한 바와 테이블 그리고 화장실은 팬시함, 위생과 청결함을 두루 갖췄다. “언더그라운드의 험블함이 전부는 아니라고 느꼈어요. 언더그라운드의 험블한 분위기가 바탕에 깔려 있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자리와 제대로 된 칵테일, 음악 등 편안함까지 마련하고 싶었어요.” 바이닐이 튀지 않게끔 나무가 아닌 시멘트로 제작된 디제이 부스와 뮤지션 공연을 위해 디제이 부스 앞에 마련된 작은 무대를 보면 플로어뿐 아니라 플레이어를 향한 배려까지 느껴진다. 이제 디제이는 안심하고 디제잉을, 뮤지션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공연을, 플로어 사람들은 편안히 음악과 무드에 취할 수 있다. 토스트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 건배처럼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거다. 클럽 토스트는 그 단어의 의미, 건배와 축배의 환희 그리고 토스트 빵의 친근함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인 거다. 더군다나 커머셜과 마니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힙합을 기반으로 올 카인드 사운드를 접할 수 있다니. 때문에 술과 음악에 취해 놀다 보면 디제이 부스와 곳곳에서 보이는 토스트 빵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의 네모 시그니처는 이곳의 심벌이자 정체성인 셈이고. 잠깐, 클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사운드 아닌가. 서브 우퍼가 무려 6개에 스피커가 4개면 오랫동안 음악을 듣고 있어도 귀가 아프지 않고 오히려 사운드가 온몸을 감싸는 묘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클럽 토스트 얘기다. 어떤가? 이만하면 뭐 하나 빼놓을 게 없는 호날두 몸매 같은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 아닌가? 게다가 길가에 튀어나온 간판을 대신하는 문에 적힌 ‘X’와 클럽 중간에 위치한 슬로건 'you again?' ‘또 왔어?’는 이태원의 아지트임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 이태원에서 호날두 몸매같이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클럽을 찾는다면 'X'가 새겨진 문을 찾아라.
글 Bling Magazine 에디터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