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인 것은 취미 없어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홍대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실제로 존재하는 병은 아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음식을 거부하고, 병적으로 독특한 것에 집착하는 비주류 혹은 마니아 취향의 자유로운 영혼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이들은 주로 인디 음악이나 언더 힙합을 즐겨 듣는다. 아이돌 노래는 이들의 취향이 아니다. 그렇다면 라이브 클럽은 이런 비주류만을 위한 공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자기 방식대로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찾는다. 하지만 홍대 앞의 많은 라이브 클럽 중 어디를 가야 할지, 어디서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지 쉽게 찾기는 어렵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날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라이브 클럽 데이다. 2001년, 당시 잘나가던 4개의 댄스 클럽(MI, nb, underground, SSAB) 이 뭉쳐 티켓 한 장으로 여러 클럽을 다닐 수 있는 클럽 데이를 만들었다. 참여하는 클럽들이 점점 늘어났고 홍대는 물론 서울을 대표하는 행사로도 자리매김했다. 그 분위기를 이어 라이브 클럽들도 ‘사운드 데이’라는 이름의 음악 행사를 열었다. 그 후 사운드 데이와 클럽 데이는 통합 운영되었다. 하지만 ‘클러버들이 하나 되는 날’이라는 초반의 취지와 달리 상업적이고 유흥 위주의 문화로 바뀌면서 116회를 끝으로 클럽 데이는 사라졌다. 하지만 홍대의 움직임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2015년 2월 클럽 데이가 4년 만에 부활했고, 댄스 클럽이 아닌 라이브 클럽을 위주로 다시 시작됐다. 사운드 데이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었다. 11개의 클럽(고고스2, 레진코믹스 브이홀, 벨로주, 에반스라운지, 클럽 에반스, 클럽 FF, 클럽 타, 프리버드, 프리즘홀, KT&G 상상마당, CJ 문화재단 아지트)에서 록은 물론 재즈나 힙합, EDM을 비롯해 평소 라이브 클럽에서 접하기 어려운 크로스오버까지. 장르를 초월한 음악들을 티켓 한 장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즐길 수 있다. 티켓 박스엔 오전 9시부터 관객이 줄을 서기 시작했고 클럽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인기가 조금 시들해졌다. 쓰러져가는 라이브 클럽의 부흥과 홍대의 문화를 살리고자 부활한 라이브 클럽 데이 1년. 사실 에디터는 20대부터 댄스클럽 (일렉트로닉 위주)만 줄곧 다녔지 라이브 클럽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에서 거론했듯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라이브 클럽 데이를 통하여 다양한 콘셉트의 여러 클럽을 둘러보고 그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드럼 소리의 짜릿함과 귓가를 자극하는 보컬의 시원한 목소리가 라이브 공연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오래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90년대의 향수도 라이브 클럽만의 매력이다. 이번 주말, 가죽 재킷을 걸쳐 입고 다시 한 번 홍대로 향해야겠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일반 티켓 2만5000원, 유스 티켓 1만5000원, 02–334–7191, liveclubday.com, facebook.com/liveclubday
홍대 라이브 클럽의 메카 4곳
Discover Time Out original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