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 아, 요즘 제일 괜찮다는 얘기는 들어본 것 같다.” 홍대 어딘가에서 순하리 반 병쯤 마시고 알딸딸할 때쯤 클럽이나 갈까(훈남들도 만날 겸) 했을 때 내 친구가 한 말이다. 이 완전 괜찮고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모른다는 클럽을 향하여 우리는 높은 힐까지 신고 총총 걸음으로 합정역까지 몸을 이끌었다. 두 번이나 지나치고 나서야 노래방 건물 지하에 박혀 있는, 간판도 없는 이곳이 우리가 찾던 클럽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심심해 죽겠다고 얼굴에 써 있는 바운서가 입장료를 받고는 스탬프를 찍어 우리를 들여보내주었다. 생긴 지 1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 이해가 갔다(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핫한 클럽이다). 어두컴컴한 시멘트 벽 동굴 한쪽에 바가, 다른 한쪽에는 디제이 부스가 있었다(베를린에서 갔던 클럽들과 엄청 비슷한 느낌이다). 분위기가 2012년 때쯤 딥 하우스 듣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콰드로라는 클럽에서 놀던 추억을 마구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그때 거기 있던 맥스퀸, 수리 같은 몇몇 디제이는 여기서 음악을 틀기도 한다. 바에는 페도라를 쓴 두 유럽인이 한 손에는 칵테일을 들고 음악에 맞추어 고개를 흔들고 저쪽에서는 스물 몇 살쯤 되어 보이는 스니커즈에 롱 스커트를 입은 소녀가 혼자 우주에 가 있는 듯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춤을 춘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온몸으로 음악을 느끼는 그녀가 바로 이곳의 분위기를 제일 정확히 보여주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친구는 “야, 완전 보물섬을 찾은 것 같다”라고 속삭인다. 음악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당신도 그 소녀와 함께 안드로메다로 가고 싶다면 버트를 찾아보자. 대신 너무 많은 친구들한테 말하지는 말고.
클럽 버트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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