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통행 제한 구역’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시작하는 이태원 소방서 뒤편의 골목. 일명 ‘후커힐’로 불리는 이곳은 한때 미군을 상대로 장사하며 호황을 이루던 홍등가였다. 하지만 미8군 부대 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며 이 일대는 급속히 쇠락하게 되었다. 현재 몇몇 업소와 트랜스젠더 바가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중.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이 적막감이 도는 골목 끝자락에 클럽 파우스트가 위치해 있다. 서울의 대다수 클럽이 지하에 있는 반면 건물의 3층에 위치해 있는 점이 새롭다. 2층은 트랜스젠더 바인데 표지판이 없어 잘못 들어갈 수 있으니 입장 불가능한 남자들은 특히 유의할 것. 파우스트의 얼굴이 새겨진 스탬프를 찍고 컴컴한 실내로 들어섰다.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세련되진 않았지만 2000년대에 한참 다니던 홍대 클럽들이 생각나 반가웠다. 또한 DJ 부스 뒤 창문으로 보이는 이태원 야경이 흥겨운 디제잉 그리고 비비드한 컬러의 조명이 어우러진 부위기가 멋지다. 음악은 주로 하우스나 테크노가 나오며 여러 나라 DJ들의 내한공연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주기적으로 더 파우스티안 (Der faustian) 파티가 열리는데 레지던트 디제이와 국내 클럽 신의 새로운 디제이들과 함께 진행하는 ‘로컬나잇’ 시리즈다. 국내 DJ들의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고 그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기회이기에 하우스 음악을 사랑하는 클러버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이태원의 클럽들이 지겨워졌다고? 그렇다면 이곳이야말로 당신이 바라던 클럽일 것이다. 이번 주말엔 후커힐로 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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