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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만 파는 집은 아니다. 다양한 해산물을 각각의 산지에서 공수해 가장 싱싱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벌교에서 가져오는 왕꼬막, 신안의 병어회, 거제도산 참소라 등 서촌에서 소문난 해산물 맛집으로 통한다. 경복궁역 1번 출구와 가까운 금촌교 시장 안에 자리한 이곳은 잡지사 기자들의 단골 아지트이기도 한 곳. 즉석에서 찐 해산물과 함께 술을 마시는 술집인 터라,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술 마시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좁은 골목을 마주 보고 가게가 두 군데로 나뉘어 있으며, 자리가 나는 대로 안내해주지만, 늘 대기줄이 길다. 벌교에서 가져오는 왕꼬막은 우리가 흔히 먹는 꼬막과는 크기부터 다르다. 숟가락만 한 크기의 꼬막을 야들야들한 상태로 알맞게 삶아내는데(결국 이 집의 필살기는 얼마나 잘 삶느냐에도 있다), 겨울 꼬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꼬막뿐만 아니라 해산물 전체가 두루 맛있는 집이며, 술을 어느 정도 마시다 보면 생각나는 해물 라면도 인기메뉴다.
겨울철 별미로 손꼽히는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얼렸다 녹였다 반복하며 바닷바람에 건조시킨 것이다. 특유의 맛과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그 맛에 중독돼 과메기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영덕회식당은 충무로에서 과메기 하나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잘못하면 모르고 지나칠 만큼 작고 허름한 외관은 이곳의 28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평일 3시 반이라는 이른 시간에 찾아갔음에도 6개의 테이블 중 반이나 손님이 차 있었다. 과메기를 주문하면 접시에 줄지어 늘어선 과메기가 데친 물미역, 다시마, 김, 마늘 등과 함께 나온다. 이곳만의 방법으로 구룡포에서 직접 말린다는 과메기는 특유의 비린 맛이 거의 없다. 양념장도 일품이다. 메주로 직접 담근 고추장을 기본으로 만들었는데, 장맛부터 다르니 이런 양념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참고로 이곳에서는 1월까지 말린 과메기를 진공포장해 두고두고 판매한다. 여름에도 과메기 먹는 사람들은 과메기만 찾고, 영덕회식당도 찾는다.
일단 조개의 크기에 놀라고 그 다음 맛에 놀란다. (마지막으로는 가격에서 놀란다고 주인은 덧붙였다. 보통 조개구이집과 비교했을 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먹어보면 수긍하게 되는 가격이다.) 해녀맥반석조개구이는 강원도 고성에서 공수한 커다랗고 싱싱한 가리비와 명주조개(정식 명칭은 개량조개)가 메인이다. 조개스페셜을 시키면 딱 저렇게 두 종류가 섞여 나온다. 그리고 주인이 직접 불판 위에 조개를 하나씩 올려 구워준다. 시끌시끌한 여느 집들과 달리 테이블 사이의 간격도 넓어 쾌적한 분위기. 그러나 영업방식과 조개의 구성만큼 남다른 것은 역시 맛이다. 통통한 가리비의 살에서 육즙이 터진다. 여기에 마늘과 버터, 베트남 고추를 넣어 만든 매콤한 올리브오일 소스를 찍어 먹으면 잘 만든 요리를 먹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처음에는 옥수동 아파트 상가까지 누가 찾아올까 싶었지만, 역시 이 조개구이 맛에 반한 손님 덕분에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9시 반에 가리비가 똑 떨어질 때도 있다. 얼큰한 해물국수도 꼭 맛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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