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집밥’ 스타일의 1인 상차림을 내는 음식점이 많이 늘어났는데, 류지는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이곳의 메인 요리는 ‘밥’이다. 주문과 동시에 작은 스타우브 솥에 1인용 밥을 짓는다. 매일 ‘밥’ 메뉴가 바뀌는데, 밥 위에 마늘종과 새우를 올리거나 반건조 가자미, 아보카도를 올리는 식이다. 그날의 메뉴는 인스타그램(@ryuji.homemeal)으로 공지한다. 이렇게 준비된 따끈따끈한 밥과 함께 세 가지 반찬과 국, 루콜라와 세발나물 등으로 만든 샐러드가 개인 트레이에 담겨 나오고, 과일 후식까지 살뜰하게 챙겨준다. 달걀노른자를 터뜨려 밥과 비빈 뒤 오독오독 씹히는 마늘종과 새우를 함께 먹는다(이날 메뉴는 ‘마늘쫑새우달걀솥밥’이다). 기본적으로 간이 된 밥은 짭조름한데, 함께 나오는 양념장 또한 짜지 않고 맛있어 함께 비벼 먹어도 좋다. 1만2000원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온장고에 넣었다 꺼내주는 밥이 아니라 이렇게 갓 지은 밥을 먹다 보면 이곳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빈자리 없이 가득 찼음에도 가게 안 분위기는 조곤조곤하다. 반찬과 국 또한 간이 세지 않고 맛있다. 밥을 짓는 데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되고, 예약하지 않을 시에는 (예약된 밥을 먼저 지어야 하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 이상이 걸린다. 영업을 마치기 전 재료가 소진되는 날이 많으니(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하며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웬만하면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오늘은 어떤 밥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혹은 지난번 먹었던 밥을 다시 먹고 싶은 그리운 마음에, 매일 가고 싶은 밥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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