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나는 건대 양꼬치 골목 내에 자리 잡은 복만루는 건물 입구부터 훠궈 끓는 향이 솔솔 난다. 여섯 시도 안된 시간인데 자리는 이미 만석. 이곳은 자리에 앉자마자 홍탕과 백탕이 담겨있는 냄비를 테이블 위에 올려준다. 이 국물에 넣어 먹는 각종 재료를 원하는 만큼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는 훠궈 뷔페집이다. 양고기, 우삼겹, 소고기, 소양, 도가니, 주꾸미, 꼴뚜기 등의 고기와 해산물은 물론, 각종 야채가 진열되어 있다. 이밖에 청경채 볶음, 느타리버섯볶음, 탕수육, 양배추김치 등의 사이드 요리도 있지만, 역시 메인은 훠궈다. 폴폴 끓는 홍탕과 백탕에 넣어 익혀 먹는 재료들은 주인장이 알려준 대로 직접 제조하는 깨장에 찍어야 제맛이 난다. 땅콩소스에 다진 마늘을 듬뿍 넣고 고추기름과 고수, 파 등을 넣고 걸쭉하게 만들면 된다. 입맛에 맞게 유자 기름이나 참기름, 간장, 등을 더해도 된다. 고소하고 매콤하고 달큼한 맛의 깨장 소스는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복만루를 다시 찾게 할 또 다른 맛의 강자는 홍탕 국물이다. 각종 재료가 우러난 홍탕 국물은 기름을 덜어내고 맑은 국물을 맛봐야 한다. 뱃속으로 들어와있는 각종 고기와 야채들이 우러난 국물이 입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이게 사는 거지!' 싶다. 재채기가 날 정도로 매워서 맛도 못 보겠던 홍탕은 먹으면 먹을수록 그 진하고 알싸한 맛에 중독 된다. 고장 난 인형처럼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손은 나도 모르게 홍탕 국물을 뜨고 있다. 홍탕, 백탕 모두 맛있게 즐기려면 백탕을 먼저 맛보자. 홍탕 먼저 먹으면 백탕 국물 맛은 밍밍하거나 느끼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1층과 2층을 쓰는데, 2층이 뷰가 좋다. 창문을 열면 나란히 걸린 홍등과 백등 사이로 일몰 후 명징하게 푸르러진 하늘이 보인다. 하늘 아래는 전깃줄이 엉킨 전봇대와 색색의 중국어 간판들이 반짝인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훠궈를 먹고 있으면, 이곳은 잠시 중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