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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키친의 귀여운 간판 서체만 보면 정겨운 동네 밥집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하의 내부로 들어가면 훨씬 모던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감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노련하고 숙련된 서비스가 이곳이 그냥 한식집이 아니란 걸 먼저 말해준다.
민스키친은 한마디로 세련된 플레이팅에 담겨 나오는 맛있는 한식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메뉴가 예상했던 것보다 무척 많아 놀라웠는데, 1만원짜리 버섯콩나물밥의 점심 메뉴에서 여러 명이 나눠먹을 수 있는 단품 메뉴가 샐러드, 국수류, 해산물, 닭, 소고기,돼지고기 등의 카테고리별로 기본 6가지 이상씩 준비되어 있다. 단품 메뉴만 50여 가지를 훌쩍 넘는 것이다. 여기에 이 단품 메뉴들을 가지고 꾸린 네 가지의 코스 메뉴(점심, 저녁 두가지씩)도 있으며, 점심을 위한 스페셜 단품 메뉴도 또 따로 구성되어 있다. 메뉴판 보는 데에만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민스키친의 음식은 제철 재료를 이용한 친숙한 한식 메뉴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에디터는 7가지로 구성된 점심 코스를 먹었는데,샐러드로 나온 콩나물냉채는 정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이었다. 김민지 셰프가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해서 만들게 되었다는 콩나물 냉채에는 버섯과 소고기, 새우, 전복이 같이 들어가며, 샐러드 드레싱으로 만든 간장소스도 무척 감칠맛나게 어울린다. 단품메뉴로도 내놓는 이 콩나물냉채는 민스키친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시키는 인기메뉴라고. 청포묵무침과 밥알 모양의 작고 동그란 파스타가 버무려진 나물무침은 슴슴한 맛이었지만, 돼지양념갈비, 새우장비빔밥, 소고기 안심 찹쌀 스테이크 등은 대체로 간이 세고 짭쪼름한 맛이다. 저녁에 단품 메뉴 몇 개와 와인을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다. 80여 가지의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비즈니스 점심을 하러 오거나, 외국인을 데려온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개인 모임을 하기에도 적절한 별실도 있다. 도산공원 부근에서 맛있는 한식을 먹고 싶거나 대접하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을 곳이다.
우리나라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의 붐을 이끈 스테이크 하우스다. 가로수길 뒷골목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곳에 문을 연 구 스테이크는 시작은 조용했지만 반향은 확실했다. 이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다양한 숙성법을 활용한 레스토랑이 생겨나면서 우리는 좀 더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신경쓰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알 수 없는 간판, 지번을 사용한 가게 이름(528은 도로명 주소 이전의 지번에서 따왔다), 그날 가장 최적의 상태로 숙성된 고기가 준비된 용량만큼 매겨지는 가격 등 당시로서는 신선하게 느껴지는 요소들이 많았다. 홀에서 고기의 숙성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오픈 숙성실은 신뢰감을 주고,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분위기 역시 구 스테이크의 가치를 더한다. T자형 뼈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은 등심과 안심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티본 스테이크와 뼈를 제거하지 않은 본 인 립아이가 인기다. 크림 스피니치는 스테이크와 곁들이기 좋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한식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한식에 무관심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동양의 미식 세계를 알려준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09년 신사동, 2011년 뉴욕에 문을 연 정식당은 이후 미슐랭 2스타를 받고 ‘2014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는 한국 레스토랑으로는 유일하게 20위에 랭크되었다. 올해는 10위에 올랐다! 늘 남의 나라 레스토랑 수식어인 줄만 알았던 그런 타이틀이다.
‘정 식당’이 아닌 ‘정식 당’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이곳의 수장은 임정식 오너셰프다. 임정식 셰프는 미국 CIA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뉴욕과 스페인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 한국의 정식당은 최근 청담동에 새로운 터를 잡았고, 보다 세련된 공간에서 보다 숙련된 서비스로 손님을 맞고 있다.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에 외국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셰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메뉴와 각 코스마다 3가지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초이스 메뉴로 구성된다.
안동반가 출신의 창업주가 문을 연 안동식 칼국수 전문점이다. 우리에게는 ‘청와대 칼국수’로 더 이름났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오찬에 등장하면서부터 이후 정재계 인사들이 단골처럼 드나들고 있는 까닭이다. 1985년 압구정동에서 시작해 지금은 양재동으로 옮겼으며 서울과 근교에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양지로 낸 육수를 이용한 담백한 맛의 칼국수는 바지락과 해물 육수 칼국수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그 맛을 들이게 되면 자꾸만 찾게 되는 깊고 담백함이 매력적인 면요리다. 기본 상차림으로 나오는 부추김치, 깻잎찜, 김치의 맛도 훌륭한데, 그 중 깻잎찜을 국수에 싸서 먹는 맛이 별미다. 양은 정말 푸짐하게 나오는 편. 여자 둘이라면 수육이나 전과 같은 요리 하나와 칼국수 하나를 주문하면 적당할 것이다. 고급 한식당 분위기가 나는 실내와 서비스가 편안하다. 강남역에도 지점이 있다.
서울 태생들에게 한일관은 특별하다. 졸업, 입학, 합격 등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면 부모님과 한일관에서 불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다. 가족의 외식을 논할 때 한일관을 뺄 수 없는 이유다. 언제부터? 종로에서 개업한 게 1939 년이라고 하니 70년이 넘은 노포다. 가운데가 봉긋하게 솟아오른 불고기 동판 가운데에 고기를 올리고 가장 자리엔 육수를 두르면 고기가 자글자글 익으면서 육즙이 흘러내린다. 고기가 적당히 익으면 육수에 퐁당 잠시 담갔다가 기본찬으로 나오는 어리굴젓이나 무채와 함께 입에 쏙 넣으면 그게 바로 가족의 맛이다. 2010년 압구정에 멋진 신식건물을 지어 이전해 빈티지 느낌을 찾을 수 있는 건 매장에 걸린 사진뿐이지만 맛은 변하지 않았다. 코스로 나오는 한정식과 평양식보다 조금 더 세련된 ‘서울식 냉면’도 일품. 글 박세회(허핑턴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
우리나라 전통의 한정식 상차림은 넓은 상에 스무 개가 넘는 반찬을 까는 형태가 아니다. 황교익 요리 평론가에 따르면 1인상이 바로 전통 상차림의 기본. 권숙수는 이 1인 상차림의 전통을 확실히 지키는 모던 한식당이다. 카펠리니 면의 능이 국수, 두부와 잣으로 뭉친 꼬시래기에 올라간 청주에 푹 찐 전복,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상상 이상의 떡갈비 등 거의 모든 접시가 시그니처라고 해도 좋을 만큼 독특하고 멋지다. 특히 그 자리에서 불을 붙여 익히는 은어와 대게 솥밥은 같이 나오는 고명에 비벼 먹으면 칼로리 걱정 따위를 할 겨를도 없는 마법의 맛. 고기 구울 걱정 없고 자기 상에 있는 건 오로지 내 차지라는 것도 어쩌면 가족 식사에선 강점이 될 수 있다. 오빠들은 항상 지나치게 먹으니까. 글 박세회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
1946년부터 냉면을 말아낸, 서울을 대표하는 노포다. 다른 냉면집이 다소 허름한 외관의 대중 음식점 성격을 띠는데 비해 우래옥의 분위기는 훨씬 고급스럽고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 우래옥 냉면은 진하게 우려낸 육수의 강렬한 맛이 특징. 메밀향을 좋아한다면 함량을 높인 '순면'을 주문하면 된다. 다른 평양냉면 전문점이 다들 그렇듯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구리로 만든 불판에 구워내는 불고기는 이 가게의 또 다른 간판 메뉴. 강한 양념 맛이 특징으로 '고기'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육개장이나 갈비구이 등 맛볼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많다. 서울 도심권에서 보기 드문 드넓은 주차장과 지하철역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중국 현지에서 온 딤섬 전문 셰프들이 얇은 피 반죽에 속을 꽉꽉 채워 한 알 한 알 정성껏 빚는다. 한국에서 딤섬을 제대로 해보려는 시도는 70년대부터 있었지만 자장면과 탕수육의 아성을 깨지 못했다. 90년대 이후 ‘군만두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만두’의 일종인 딤섬도 함께 서러움을 겪다가 2000년대 이후 해외 여행이 일상화되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홍콩의 딤섬 맛에 반했던 손님들은 서울의 몽중헌에서 비슷한 맛을 찾았다. 하교(새우와 해산물이 어우러진 딤섬)와 구채교(부추와 새우가 어우러진 딤섬)가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지만 시그니처는 따로 있다. 바로 전가복! 전복, 해삼, 새우, 낙지 등 다양한 해산물과 동고, 송이, 죽순, 아스파라거스 등의 야채를 가득 넣고 볶은 보양식이다. 인테리어도 멋지다. 상해나 광동 지방에 있는 고 저택의 느낌을 한껏 살렸다.
가족 식사는 ‘간지’다. 가끔은 부모님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스시우오는 그런 의미에서 ‘엄마 나도 이 정도는 살 수 있어’라는 걸 보여주기에 정말 최적의 장소다.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건물 한편에 자리 잡은 근사한 정원에 눈길을 뺏기고, 안에 들어서면 돈을 아끼지 않은 듯한 마감재에 또다시 놀란다. 기모노를 차려입은 서버들의 우아한 서비스도 최고. 신라호텔 아리아께에서 12년간 경력을 쌓은 신동오 셰프의 주방 지휘력(물론 운이 좋으면 직접 칼을 잡는 경우도 있다) 역시 믿을 만해서 언제 가도 맛이 일정하다. 특히 네타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스시집과는 달리 오픈 초기부터 샤리에 집중, ‘적식초 스시’를 선보이며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을 찾았다. 부모님이 내 앞길을 자꾸 걱정한다면 한번 당차게 질러볼 만하다. 글 박세회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
강남구 아름다운 건축물’로 선정된 근사한 건물과 일식 트렌드가 맞물려 5년 전 오픈 당시 청담동의 ‘핫한’ 공간으로 떠올랐다. 웅장하고 화려한 실내에서는 트렌디하면서도 수준 높은 일본식 가정 요리를 코스로 즐길 수 있었고, 밤이 되면 근사한 분위기에서 사케와 각종 일본식 안주를 맛볼 수 있었다. 인근 청담동 클럽의 부흥기와도 맞물려 이곳은 클럽을 가기 전 흥을 돋우는 장소로도 꽤 이름을 알렸다. 트렌디함에서 벗어난 지금은 제대로 된 일식 요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단골식당으로 자리를 잡고있다. 제철 식자재를 이용한 런치 코스 요리와 우동과 덮밥 등으로 구성된 런치 세트 메뉴는 ‘가성비 좋은’ 메뉴로 특히 인기가 좋다. 식사 후에는 직접 만든 모나카와 달콤하고 고소한 콩고물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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