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의 플레이크로 가득 덮인 고져스 파스타는 이름을 말해주기 전엔 파스타인 줄 모를 만큼 면이 꼭꼭 숨어 있다. 고져스 파스타는 중식을 공부했던 전명원 셰프가 경험을 살려 특별히 만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올리브 파스타에 바삭하게 튀긴 마늘과 약간의 빵가루를 섞고 청양고추를 넣어 새우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낸 토핑을 올렸다. 잘 섞어 한입 먹으면 토핑의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면이 조화롭고 맛있게 매콤한 것이, 하이네켄 생맥주와 곁들이면 맥주의 그 시원한 청량감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로메인 샐러드 또한 빵가루로 고소함을 더했다. 고져스 키친은 토끼 카페로 알려진 머그 포 레빗 건물 4층과 옥상을 쓰고 있다. 한쪽 벽을 장식한 커다란 하이네켄 로고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베란다나 옥상 테이블에 앉으면 가슴이 탁 트인다. 낮보다는 공기가 시원한 밤, 테라스와 옥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맥주 예찬가다. 훗날 묘비명에 “작가(그리고 러너),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써넣고 싶다고 할 만큼 대단한 러너이기도 하다. 그런 하루키는 풀코스 마라톤 마지막 5km부터는 “맥주, 맥주” 하고 중얼거리며 달린다고 한다. 하루키만큼은 아니지만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음료처럼 맥주를 마신다. 물값이 비싼 유럽에서는 물 대신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기도 한다. 맥주의 맛에 눈을 뜨고 나면 맥주(특히 라거 맥주!)가 어떤 요리에나 두루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타서브된 하이네켄 생맥주와 이탤리언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은? 이탤리언 요리와 와인의 조합만이 정답은 아니다. 코스 요리에도 맥주는 훌륭한 반주다. 근사한 이탤리언 요리와 잘 서브된 하이네켄 생맥주 한 잔이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