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누키 국(현재 가가와 현에 해당)에서 유래한 사누키 우동. 현재는 가가와 현을 포함해 4개의 현으로 구성된 시코쿠 전역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우동이다. 가가와 현은 예전부터 질 좋은 밀가루와 소금, 간장을 생산하기로 유명했는데, 이 지역의 주민들은 항상 먹어오던 것이라 특별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1988년, 본토와 시고쿠 섬을 잇는 다리가 건설되면서 관광객이 늘어났고, 가가와 현의 음식을 맛본 이들도 늘면서 사누키 우동의 인기는 일본 전역으로 퍼졌다. 인기의 핵심은 너무 쫄깃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탱탱한 면발에 있다. 서울에서도 면발에 ‘힘준’ 사누키 우동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합정역 부근에 자리한 교다이야다.
이곳에서는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 가가와 현에서 정통 방식을 체득한 요리사가 반죽에서 요리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 물과 소금만으로 반죽한 밀가루를 여러 번 치대는데, 정통 사누키 방식대로 근 반나절 동안 발로 밟아 탄력을 준 후,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숙성한다. 숙성시킨 반죽은 미리 썰어두지 않는다.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밀고 잘라 삶는데, 상대적으로 굵직한 사누키 우동 면의 특성을 살렸다. 소스 또한 거창하기보다는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에는 차가운 우동을 먹기 위해 줄 선 사람들로 문 앞이 늘 붐빈다. 삶은 면에 차가운 츠유(맛 간장 소스)를 붓고 날달걀을 올려 먹는 붓가케 우동과 면을 츠유에 살짝 담가 먹는 자루 우동으로 즐길 수 있다(붓가케는 ‘부먹’, 자루는 ‘찍먹’ 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붓가케 우동에는 날달걀과 튀김 가루, 츠유가 따로 나와, 원하는 만큼 넣어먹으면 된다. 교다이야의 냉우동은 면이 딱딱해지거나 풀어지지 않게, 적당한 온도에 맞춰 낸다. ‘시원~하다’ 소리가 나오는 얼음 띄운 우동을 상상했다면 약간은 미지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스를 조금씩 넣어 먹다 보면 미묘한 달콤함과 짭짤함의 조화를 느낄 수 있고, 소스 온도가 면에 적당한 탄력을 유지해줌을 입술로 느끼게 된다. 소박하지만 두고두고 생각나는 차진 식감만으로도 대기 줄을 기다릴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