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일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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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의견

바리스타는 커피를 분쇄하여 시험관을 닮은 플라스크에 가지런히 담는다. 불이 켜지고 뜨거운 물이 진공관을 타고 올라와 커피와 만난다. 잠시 후 용액과 미분이 분리되고 적갈색 커피가 되어 다시 진공관을 타고 처음의 장소로 되돌아왔다. 30초의 미학 사이폰 커피 추출은 찰나적이면서 아름답다. 깔끔하면서 날카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사이폰 추출은 7080세대들에게는 익숙한 커피 추출방식이었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발전과 연동해서 커피 애호가들에게 최근 들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3대 커피 업체가 된 블루바틀 커피의 발전에는 샌프란시스코 민트 플라자 매장에 위치한 사이폰 추출 방식의 인기몰이 덕택이라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는 강남구청역 주변 최창해 대표의 그린마일 커피가 가장 독보적인 사이폰 커피 추출 매장이다. 사이폰은 1840년 스코틀랜드 로버트 네이피어의 진공 여과식 용기의 개발 이후 일본의 커피 업체 고노에서 상용화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린마일커피에서는 다양한 블렌드와 에스프레소 추출도 가능하지만, 가급적이면 매장의 시그너처인 싱글오리진 사이폰 추출을 마셔볼 것을 권장한다. 그린마을의 사이폰 추출은 현재 4가지 단종 (싱글오리진) 커피가 준비되어있다.  엘살바도르 파카마라, 콜롬비아 핑크버번, 케냐 리야키베루, 코스타리카 화이트 허니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가 준비되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장 인상 깊던 커피는 코스타리 화이트 허니,  2012년 코스타리카 COE (Cup of Excellence, 국가별 커피 경진대회) 본선에 입상한 커피이며, 화이트 허니 프로세싱이다.  화이트 허니 프로세싱은 커피의 후처리 과정에서 과육의 10%정도를 유지하고 건조하여서 처리과정에서 과육의 당분이 역삼투압 현상을 통해서 커피에 미세하게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깔끔한 수세식 가공의 장점에 더불어 과육의 당분이 커피에 스며들어 깔끔하면서도 달콤하고 여운이 깊은 후미를 이끌어낸다.  사이폰 커피 추출의 깔끔하고 날카로운 맛에 커피가 가진 향미가 커피 잔 안에 골고루 배합이 된 것 같다.  고지대 특유의 커피의 산미가 과장하지 않고 여운이 좋게 입안 가득 향미의 흔적을 남긴다.  아침 커피로도 좋고 늦은 시간 적절한 각성과 함께 상념에 빠지기에 좋은 커피이다. 

6천원의 가격으로 정성어린 수제 추출의 커피를 마셔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커피인 들에게  축복이다. 전문가들에게 더욱 많이 알려진 사이폰 추출이지만, 직접 추출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흠뻑 빠지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글쓴이 JB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인증을 받은 큐 그레이더(Q-grader)이자 커피 및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여러 매체에 커피 관련기고를 하고 있다.

상세내용

주소
선릉로127길 11
강남구
서울
교통
강남구청역 (7호선, 분당건), 2번 출구. 도보 5분.
가격
6000원
운영 시간
월-금 08;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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