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스러움과 멋스러움이 공존하는 서촌. 자하문로 길에서도 구석진 골목 한 켠으로 들어가면 작은 스페인 국기가 한옥 한 채를 지키고 있다. 한적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이들을 매료시킨 작은 스페인 비스트로, 까예 데 고미스(Calle De Gomis)는 벌써 4년 째 운영 중이다. 이미 단골도 여럿이라 시간대에 따라 줄을 서야 할 수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예약은 받지 않는다. 비스트로에 들어서는 순간, 고즈넉한 한옥에 이국적인 스페인 소품과 사진이 어우러진,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에 몸이 녹아든다. 실내를 장식한 주인 부부의 스페인 사진들과 아기자기한 장식품을 찬찬히 바라보며 일단 스페인 음식에 빼놓으면 섭섭한 상그리아를 시켰다. 과일 향이 부드럽게 밴 상큼하고 달콤한 상그리아는 식전, 식중, 식후 어느 때나 함께해도 잘 어우러지는 이 집의 강력 추천 메뉴라 할 수 있겠다. 후에 주문한 와인과 곁들이기 위해, 감바스 알 아히요를 먼저 주문했다. 처음 스페인 음식을 시도해보는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게 도와주는 스페인 대표 음식이다. 함께 제공되는 빵에 새우를 얹어 먹어도 맛있고, 마늘 향이 가득한 기름에 빵만 적셔먹어도 그 맛과 풍미가 일품이다. 마늘 기름에 흠뻑 적신 빵을 한번 맛보면, 새우보다는 이 마늘 고추 기름에 완전히 매료될 수도 있다. 이 집의 메뉴는 스페인 전통 애피타이저의 일종인 타파스가 대부분이지만, 뭔가 조금 더 배를 채울 수 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플라멩키네스’를 추천한다. 스페인 대표 소시지인 두툼한 생 초리조 소시지와 베이컨,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그리고 각종 채소를 깊고 진한 맛의 토마토 소스와 한데 버무려 뜨거운 냄비에 내는 요리로, 위에 얹혀진 달걀을 살짝 터뜨려 먹으면 된다. 색색의 채소와 초리조, 토마토 소스가 어우러진 모양이 마치 플라멩코 댄서의 옷처럼 화려해, ‘플라멩키네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메뉴에도 빵이 제공되는데, 남은 소스에 빵을 찍어먹다 보면, 어느새 빵을 더 주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식사하는 이들과의 끊임없이 대화하며, 몇 시간씩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스페인의 식사 문화처럼, 다양한 맛과 종류의 스페인 요리와 아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까예 데 고미스는 서촌 속 작은 스페인이 분명하다.
Time Out 의견
상세내용
- 주소
- 자하문로9길 34
- 종로구
- 서울
- 교통
- 경북궁역 (3호선) 2번 출구. 도보 15분.
- 가격
- 플라멩키네스 1만6000원, 감바스 알 아히요 1만2000원, 상그리아 9800원
- 운영 시간
- 카페 12:00-17:00, 타파스 18:30-24: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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