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두(tou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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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의견

서래마을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뚜두 안,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김경림 대표는 고아하면서도 따뜻한 시크함을 풍긴다. 카운터 아래로 진열된 초콜릿을 보니 어딘가 모르게 그녀와 같은 느낌이다. 네 가지 색조의 해골 모양 초콜릿, 동그랗게 배열된 에펠탑 모양의 초콜릿, 브랜드 인장이 찍힌 막대 아이스크림 모양의 초콜릿 등 독특하지만 정제된 디자인의 제품을 세련되게 담았다.

김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살았다. 이후 르 꼬루동 블루의 파티세리 과정을 수료하고, 쇼콜라티에가 됐다. 2013년 말 문을 연 뚜두는 숍인 동시에 공방의 성격이 강하다. 여러 명품 브랜드의 VIP 기증품 제작과 디저트 케이터링 작업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김 대표가 초콜릿을 다루는 마음가짐이다. “초콜릿은 성질 자체가 수분과 온도에 민감해요. (온도를 맞추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는 곳들도 있지만) 저희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초콜릿이 녹으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죠.” 뚜두는 원래 카페 메뉴도 갖췄었지만 그런 이유로 지금은 초콜릿에만 집중하게 됐다. 숍의 문을 여닫을 때 발생하는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워낙 인기가 많았던 아이스 초콜릿은 아직도 찾는 이들이 많아 여름 한 철 동안만 테이크 아웃 형식의 판매를 고려 중이다.

그녀가 생화로 장식해 만든 작품들은 기념일이면 늘 넘치는 예약으로 인해 수량이 부족할 정도지만, 같은 이유로 인해 작품의 방향을 다양히 해왔다. 초콜릿의 상태 유지를 위해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비롯해 수분이 없는 재질을 접목한 것. 석고로 만든 은은한 색조의 장미는 디퓨저용 소품으로, 초콜릿과 어우러져 우아한 시각 구성을 완성한다. 5월에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카네이션 생화 기프트 박스를 만나볼 수 있다.

김 대표의 작품은 다크 초콜릿 위주로 단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하다. “어른들을 위한 간식”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녀의 말에 수긍이 간다. 에펠탑 모양의 초콜릿을 담은 ‘러브 에펠’ 상자에는 코냑을 첨가한 초콜릿도 곁들였다. 벚꽃 모양으로 제작한 초콜릿 쿠키는 소량만 제작했지만 밀려드는 주문에 4월 말까지 추가 제작 중이다. 반응이 좋다면 같은 제품을 거듭해서 내놓을 만도 한데, 김 대표는 매년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일 년 내내 구상을 이어간다.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것도 모자라 초콜릿 틀도 직접 디자인한다는 그녀는 향상과 혁신에 대한 의지를 타고난 듯하다. 개인 작업과 케이터링으로 바쁜 일정에 관해 이야기하면서도, “곧 강습도 시작해야죠”라 덧붙인다. 그럼에도 여유로운 미소로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는 김 대표를 보니, 뚜두의 인기는 디자인과 맛뿐 아니라 닮고 싶은 그녀의 모습에도 그 이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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