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마이(my) 시리즈로 이태원을 점령하고 있는 홍석천. 그의 가장 최신작은 경리단길 부근의 마이 스카이다. 그가 건물을 직접 구입해 새로 짓고 그 꼭대기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루프톱 바다. 5층 건물에 자리한 레스토랑과 그 위 옥상을 마이 스카이로 꾸며놨는데(그리고 지금은 4층도 공사 중이다), 틈날 때마다 직접 홍보를 열심히 한 덕분인지, 오픈 초기부터 적잖이 사람이 몰려들었다.
직접 가서 본 느낌은 ‘이태원의 큰손’답게 역시 남다른 감각을 발휘해 놨다는 것. 핑크빛, 보라빛으로 변하는 네온 조명과 섹시한 분위기의 5층 레스토랑, 정면으로 내다보이는 서울타워의 백만불짜리 야경이 바로 최고의 인테리어가 되어주는 옥상 바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멋졌다.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의 소품이 된 오래된 자개장으로 레스토랑의 바를 꾸몄고, 에스닉한 아프리카의 큼지막한 인물 사진도 공간과 잘 어울린다.
경리단의 감성에 맞춘 적당한 메뉴 가격도 마음에 든다. 바 스낵 위주인 줄 알았는데, 퀴노아월넛 샐러드, 마이스카이 스파게티, 뇨끼와 스테이크 등의 식사 메뉴가 많다. 가격대는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초반까지. 마이 시리즈 레스토랑들은 사실 음식 맛이 뛰어나진 않다. 하지만 오징어먹물로 맛을 낸 보리리조또 만큼은 훌륭했다. 건강하고 고소한 맛이다. 맥주 가격은 7000원에서 1만2000원까지. 직접 제조해주는 자몽맥주는 뜨거운 햇살 속에서 쭉 한잔 들이켜면 좋을 상큼하고 청량한 맛이다.
마이 스카이가 경리단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기에 충분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이곳의 전망 덕분이다. 그렇게 높은 층수는 아니지만, 주변에 시야를 막을 만큼 높은 빌딩이 없고 남산 자락 아래 다닥다닥 붙어있는 정겨운 집들의 불빛 덕분에 이곳의 밤은 아늑하고 따뜻하다. 건물을 짓기 전부터 예약을 해둔 것처럼 꼭 맞춘 이곳의 전망은 당분간 어디와 겨뤄도 밀리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