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 로아 섬에서 재배한 카우 커피의 향이 가득한 이곳에서는 하와이의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하와이가 산지인 커피로는 코나가 유명하지만, 품질로는 카우 역시 뒤지지 않는다. 감귤꽃의 향기와 과일의 은은한 단맛이 나는 카우 커피는 영양분이 풍부한 화산 토양에서 자라 바디감이 풍부하다. ‘하와이에서 서울로(Hawaii nach Seoul)이라는 벽의 문구대로, 이곳은 하와이의 카우 농장과 협약을 맺어 직접 생두를 공급받는다. 오목한 직사각형 공간을 타일로 마감한 이른바 ‘수영장 좌석’은 이곳의 특징이다. 처음에는 깔끔한 인테리어를 위해 타일을 사용했는데, 우연치 않게 수영장 같은 공간이 완성되었다고.
한남동의 옹느 세자매가 처음 생겼을 때, 사람들은 물 빠진 목욕탕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야릇한 편안함과 길가를 걷다 남녀혼탕을 만나는 유쾌한 이질감에 열광했다. 욕조를 장식한 파스텔 색조의 타일들은 ‘신선한 복고풍’을 향한 갈증도 충족시켰다. 최근에는 목욕탕 콘셉트의 카페 여러 곳과 함께 열대식물이 늘어선 수영장, 온실처럼 꾸민 곳들도 생겼다. 정작 오래된 목욕탕은 서울에서 점차 사라지는 추세지만, 막상 이런 카페의 탕 안에 앉아보면 딱딱한 타일에도 불구하고 마치 온탕 안에서 활발히 이완되는 혈관처럼 나도 모르게 ‘릴랙스’, 늘어지게 된다. 좀더 특이하고, 좀더 강렬한 공간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오뉴월의 공간 네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