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베어카페가 새로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출판그룹 디자인이음의 베어카페는 효자동의 70년이 넘는 한옥고택과 리브레, 나무사이로 같은 스페셜티 커피가 잘 어울리는 커피집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킨포크> 한국판을 발행하는 디자인 이음은 2015년부터 시작한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베어>편을 통해서 스페셜티 커피인들과 교류를 시작하였고, 이때의 인연이 한국을 대표하는 멋진 한옥 라이프스타일 스페셜티 커피 매장의 오픈 계기가 되었다.
베어카페는 전통 정원과 사랑채가 보존되고 있는 한옥의 공간도 좋지만, 커피를 포함한 개성 있는 음료가 매우 인상적이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는 리브레 배드블러드 블렌딩이 사용 되고, 나무사이로의 시즈널 싱글오리진 커피를 프렌치 프레스 브루잉 추출로 마실 수 있다. 배드블러드 블렌딩은 산미와 향미, 애프터와 밸런스 균형이 좋았다. 한국 최고의 스페셜티 로스터 리브레에서 취급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상급의 블렌딩이라는 점이 잘 느껴진다. 아메리카노는 개성이 명확하고, 라떼 등은 커피와 우유의 밸런스가 치우치지 않고 섬세하게 조화를 이룬다. 에티오피아 겔라나 아바야 커피는 나무사이로 특유의 얼그레이 홍차를 연상시키는 오렌지와 같은 향미와 청명함이 입안 가득 오래도록 머문다. 베어카페의 또 다른 특징은 부산 조말순 카페의 각종 시즌 별 과일청 에이드를 취급한다는 점.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같이 창업한 부산의 조말순 카페에서 공급하는 과일청으로 만든 음료들이 반응이 아주 좋다. 조말순 카페는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 카페인데, 음료와 스낵의 수준이 높아서 부산지역에서는 매우 인기가 많다.
베어카페에서는 출판그룹에서 운영하는 매장답게 시즌 별로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다양한 세미나와 꽃, 도예작가의 전시 등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커피 가격은 아메리카노 4000원, 브루잉은 6000원, 과일차나 에이드는 6000원이다. 행사 중인 책자를 구입하면, 일부 음료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한다. 지금은 <킨포크>나 <베어> 매거진을 구입하면,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과일차는 이상호 도자기 작가의 작품인 잔에 서비스 되고 있다. 디저트 종류는 강남의 오뗄두스 케익과 과자를 낸다. 북카페이면서 스페셜티 커피와 음료, 전통한옥이 어울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멋진 커피집이다. 다만 휴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일이라 영업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늘 분주한 매장이지만, 직원들은 항상 차분하고 조용하고 친절하다. 고압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 일부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과는 비교가 된다. 김지은 매니저와 바리스타들이 매장관리를 잘한 덕택이다.
마지막으로, 광화문에는 쟁쟁한 커피 매장이 많다. 나무사이로, 커피투어, 홀드미, 통인동커피공방 등이 자리해 있다. 베어커피와 함께 광화문 커피 맛집 탐방을 해도 좋을 코스다.
글 JB
**글쓴이 JB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인증을 받은 큐 그레이더(Q-grader)이자 커피 및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여러 매체에 커피 관련기고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