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핫한 부산 레스토랑의 이름에 복순도가F1963이 있다. 복순도가는 우리쌀과 직접 빚은 누룩을 이용해 가양주 형식으로 만드는 전통 막걸리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 울산에 막걸리 양조장을 가지고 있는 복순도가가 최근 부산 수영동에 모던한식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복순도가 이름 뒤에 붙는 F1963은 고려제강이 1963년에 세운 와이어 공장으로 2008년 이후 운영이 중단되었다가 최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이름이다. 이 F1963 안에 복순도가 레스토랑과 테라로사 커피집, 프라하993 등이 자리해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음악회와 세미나를 열 수 있는 공간과 예스24중고서점, 대숲정원까지 끼고 있다. 옛 공장의 형태와 골조는 유지한 채 새롭게 탈바꿈한 F1963자체도 지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복순도가 F1963은 복순도가의 박복순 여사가 직접 담근 막걸리와 장, 발효 청, 김치에서 요리의 영감을 얻고 그 재료를 사용해 한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막걸리를 거르는 천으로 천장을 장식했는가 하면, 막걸리를 익히는 커다란 항아리 안에서는 발효되면서 나는 소리가 마치 물소리처럼 새어나온다.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살리는 요소들이다. 레스토랑 실내의 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넉넉한 오픈키친은 이곳 셰프들에 대한 기대를 더 하게 만든다. 스페인과 멜버른에서 경험을 쌓아온 이수형 셰프가 헤드셰프로 키친을 이끌고 있다.
음식은 현재 점심과 저녁 코스가 한 가지의 같은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모두 8만원. 점심코스로 하기에는 좀 부담이 있는 가격이지만, 단품 메뉴로 시켜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코스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뮤즈부시로 나온 메뉴부터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깨 부각 위에 올린 한우 우둔살 육회와 애피타이저로 나온 된장크림이 바닥에 깔린 제주산 잿방어 사시미는 맛을 음미할 사이도 없이 꿀꺽 넘어간다. 숯불에 구운 와규 소고기구이와 멸치액젓 적양배추김치, 통삼겹구이와 달래장아찌 등의 메인 메뉴와 함께 놓이는 한상 차림의 언양 잡곡밥과 김치와 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있다. 여주 햇고구마, 제주 잿방어 등 제철 식재료와 발효음식을 이용해 모던한식을 선보이는 복순도가 F1963. 이제 부산에서도 믿고 찾아갈 만한 모던한식 레스토랑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