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숙대 앞에 위치한 카페 블라인드 앨리. ‘너구리카페’라는 안내판이 여러 개 세워진 입구를 지나 카페에 들어서면 너구리를 보러 왔냐는 질문과 함께 안내사항부터 읽도록 지시 받는다. 주의할 점이 빼곡히 적힌 안내판이 다소 귀찮을 수 있지만 만약을 위해 꼭 숙지하고 들어가자. 메뉴를 주문하면 너구리방 입장이 가능한데, 메뉴 주문 없이 너구리만 보고 싶으면 이용권 6000원을 내면 된다. 블라인드 앨리에는 세 마리의 너구리와 한 마리의 웰시코기, 총 4마리의 동물이 거주한다. 쿠키라는 이름을 가진 웰시코기는 카페 내를 어슬렁 걸어 다니지만 너구리들은 따로 분리된 공간에 있다. 깨끗하고 쾌적한 너구리방에 들어가면 나무판을 타고 처마와 천장 틈 사이를 쉬지 않고 기어 다니는 너구리 삼총사를 만날 수 있다. 너구리방 입장 시 직원이 챙겨준 간식을 손에 올려놓고 주니 한 마리가 기세 좋게 달려와 먹는다. 역할이 바뀐 듯 사람을 ‘동물’ 보듯 아래위로 훑는 너구리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단, 귀여움에 억지로 만지려고 하면 물릴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블라인드 앨리가 처음부터 너구리 카페는 아니었다. 대표는 ‘콩이’와 ‘밀크’ 두 마리를 새끼 때부터 키웠는데,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나올 수가 없어 데리고 나오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너구리 카페가 된 계기다. 하얀 털을 가진 ‘밀크’ 같은 경우는 모피 재료로 거래될 뻔한 순간에 구조한 아이라 애정이 더 남다르다. 단순히 입장료를 내고 동물을 보고, 만지고 가는 곳이 아니라 이 작은 공간에 살고 있는 주인의 가족을 보면서 지친 일상을 탈피해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서 블라인드 앨리를 찾기를 바란다고.
많은 사람들이 블라인드 앨리를 찾는 이유는 이렇게 귀여운 너구리들을 보기 위함도 있지만 또 다른 특별함도 있다. 바로 디저트에 들어가는 웬만한 식재료를 매주 수제로 만들어 건강하다는 점. 빙수에 들어가는 팥을 비롯해 젤라또, 연유, 리코타치즈, 요거트 그리고 각종 청을 매주 만들어 낸다. 블라인드 앨리가 ‘너구리카페’에 그치지 않고 ‘카페’로써의 역할도 충실한 지점이다. 기존 가격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며, 테이크 아웃 시에는 너구리 방에 입장할 수 없다. 대학가에 있는 카페답게 숙대생은 기존 가격에서 최대 30% 할인이 된다. 너구리 한 마리 이제 그만 몰고, 너구리 세 마리 보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