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치에 커피집이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런 위치를 찾아낸 주인도 신기하다. 사직터널로 들어가기 바로 전, 오른쪽 언덕 길로 올라가면 “이런 데 도대체 뭐가 있겠노” 싶은 데에 사직커피가 있다. 큼지막한 창문이 위아래로 달려있는 2층짜리 작은 집. 마침 이곳을 찾아간 날은 휴일이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주문과 계산을 하는 1층에도 여섯 명이 앉을 수 있는 바가 있지만, 사람들이 수고스럽게 기다려서 앉으려는 자리는 2층 창가자리. 사직터널과 터널 위로 자리한 오래된 집들이 소박하게 내다보이는 전망의 자리다. 그 소박한 감성이 자아내는 따스함이 사람들을 줄 서게 만는지도 모르겠다. 사진 렌탈 스튜디오를 하던 유영훈 씨와 커피를 배운 문혜란 씨 커플이 시작한 이곳은 이제 1년이 되어가지만, 이미 인스타그램과 블로거들이 줄기차게 다녀간 곳이다. 산미와 탄맛이 나는 커피를 싫어하고,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좋아하는 주인의 취향을 살려, 여러 종류의 라떼와 카푸치노를 중심으로 두었다. 사람들이 항상 많이 찾는 메뉴는 비엔나커피처럼 크림을 올린 크림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와 그린티, 휘핑크림이 층을 이루는 고블린. 고블린은 솔직히 에디터에게는 너무 달았고, 크림 카푸치노가 정말 훌륭했다. 비엔나 커피는 느끼해서 원래 반도 못 먹는데, 이집 크림 카푸치노는 바닥까지 다 먹었다. 예전에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휘핑크림을 치댔지만, 지금은 한번에 네 다섯잔 용으로 크림을 만들어두고, 떨어지면 다시 만드는 식이다. 달달하고 신선한 크림 맛 뒤에 커피 맛과 향이 칼칼하게 잡아준다. 그냥 카푸치노만 먹어도 맛있을 집. 다시 커피를 먹으러 오고 싶다. 오고 싶은 이유 중에는 계절마다 변할, 그래서 곧 봄이 내려앉을 사직터널 주변의 풍경도 궁금해서다.
Time Out 의견
상세내용
- 주소
- 사직로 49-4
- 종로구
- 서울
- 가격
- 아메리카노 4000원, 카푸치노 5000원, 크림 카푸치노 6000원, 고블린 6000원
- 운영 시간
- 화-금 11:00-22:00 토-일 12:00-22:00
Discover Time Out original video